치솟는 외식물가.. 도심 직장인 "메뉴판 보기 무서워"

김성호 2019. 4.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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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음식점들이 대거 가격인상에 나서며 주머니 얇은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고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 프랜차이즈 업체도 대부분 가격을 올렸다.

서민층이 주로 찾는 외식품목 가격이 크게 오르자, 밖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과 대학생들의 고충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의 3대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각각 대부분 제품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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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천차만별.. 성동구 등 크게 올라
직장 밀집 강남·서초·마포 외식물가 비싸
김밥가격 4년 새 20% 넘게 올라

#공덕동에서 근무하는 6년차 회사원 김나영씨(34·가명)는 점심시간이면 15분을 걸어 인근 허름한 건물로 향한다. 회사 지하와 근처 상가에도 음식점이 있지만 가격이 1만원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들이 모여 있는 상가엔 특별히 맛있지도 않은데 가격이 비싼 식당이 많다”며 “회사식당이 따로 있는 친구들보다 식대로 나가는 돈이 두 배나 든다”고 푸념했다.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음식점들이 대거 가격인상에 나서며 주머니 얇은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고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 프랜차이즈 업체도 대부분 가격을 올렸다. 인건비·재료비·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한 외식업계 전반이 가격을 올려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도심에서 생활하는 서민층의 부담이 상당하다.

2018년 9월 기준, 서울시 25개 구 별 외식가격인상률 / 자료제공-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3일 본지가 통계청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외식물가 오름세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햄버거·떡볶이·김밥·칼국수·김치찌개 등 5개 품목의 외식물가지수는 최근 5년 간 최소 10% 이상 올라,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인 5.5%를 두 배 가량 넘어섰다.

서민층이 주로 찾는 외식품목 가격이 크게 오르자, 밖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과 대학생들의 고충도 가중되고 있다. 여의도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는 박인하씨(43)는 “구내식당이 없어 바깥에서 사먹는 편인데 회사에서 나오는 식대는 몇 년째 15만원이고 음식값은 자주 올라서 메뉴판 보기가 무섭다”며 “여의도 음식점 값이 비싸다 보니 편의점에서 때울 때가 많은데 도시락 값도 많이 올라서 이제 도시락에 라면 하나 고르면 6000원이 넘어간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촌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강진구씨(31)도 최근 점심을 거를 때가 많다. 얼마 되지 않는 연구비로 생활하고 있다는 강씨는 “학교식당 가격이 많이 비싸져서 버거킹이나 KFC에서 할인하는 상품을 자주 사먹었는데 해가 바뀌며 할인이벤트가 거의 사라졌다”며 “가능하면 아침과 저녁 모두 집에서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의 3대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각각 대부분 제품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기존 햄버거 제품가격 인상률은 2% 내외지만 신메뉴와 기존메뉴 사이의 격차는 최대 5900원에 이를 만큼 가파르게 치솟았다.

서울과 타 지역, 서울 내 구별 외식비 격차도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2018 외식물가 동향조사’에 따르면 회사가 밀집해 있는 강남구의 외식물가가 가장 비쌌고, 주요 외식품목 9개의 평균가격 합산액은 강남구와 동작구에서 무려 10만원 넘게 차이가 났다. 메뉴 당 평균가격이 무려 1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는 뜻이다.

최근 대학로에서 공덕동으로 회사를 옮겼다는 김형민씨(35)는 “혜화에서는 7000원이면 충분히 먹었는데 공덕에선 최소한 9000원에서 1만원도 쉽게 넘는다”며 “한 달로 치면 1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건데 내 사정이 도시난민이나 다를 게 없다”고 푸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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