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강남·홍대서도 멈추고 끊기고..속터지는 5G

이선희 2019. 4.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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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서비스 직접 측정해보니
'국내 최고속도' 홍보하지만
실제 속도는 10분의1 수준
5G 잡아도 금세 LTE 전환
열흘만에 가입자 15만 육박
네트워크 품질개선 시급
"5G·LTE 네트워크를 함께 활용해 국내 최고 속도 2.7Gbps 달성."(SK텔레콤)

"갤럭시S10을 사용해 최고 전송 1Gbps 구현 성공."(KT)

"3.5㎓ 주파수 대역에서 이론적 최고 속도 1.39Gbps 확인."(LG유플러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자사 5G 네트워크의 강점을 내세우며 5G 서비스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 통신 3사 5G 서비스를 비교해보니 속도·지연성·안정성이 4G(평균 150Mbps)보다 못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3사가 강조하는 '4G보다 획기적으로 빠른 5G'라는 안내가 무색하게 실제 속도는 광고 문구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매일경제는 지난 12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옥과 서울 여의도·홍대 등 주요 시내를 돌며 5G 품질을 체크해봤다. 5G 품질만 체크하기 위해 스마트폰 상단에 표시되는 네트워크 상태를 '사용 가능한 네트워크'에서 '사용 중인 네트워크'로 바꾸고 5G가 표시됐을 때만 속도를 체크했다.

가장 먼저 통신 3사 사옥을 돌아봤다. 전국망을 목표로 5G를 구축 중인 통신사들이 자사 사옥에는 선제적으로 5G망을 구축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통신사 사옥에서조차 5G는 불안정했다. 서울 을지로 SKT타워 앞에서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5G를 측정한 결과 SK텔레콤이 다운로드 속도 최대 511Mbps로 가장 높았다. 같은 지점에서 KT는 111Mbps, LG유플러스는 118Mbps였다.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속도가 잘 나왔어도 의미가 없었다. 몇 걸음 옮기니 금세 4G로 신호가 전환됐다. SKT타워 안으로 들어가니 아예 5G가 잡히지 않았다.

광화문 KT 사옥에서는 LG유플러스가 304Mbps로 가장 높은 속도를 보였다. KT는 어느 지점에서 잡아도 5G가 잘 잡혔다. 을지로 부근에서 5G가 안 잡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측정 지점 반경 2㎞ 내 벤치비 이용자들의 평균인 벤치비 평균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이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부근에서는 SK텔레콤이 266Mbps로 가장 잘 나왔다. 같은 지점에서 KT는 166Mbps, LG유플러스는 116Mbps였다. 벤치비 평균은 SK텔레콤 343Mbps, LG유플러스 196Mbps, KT 193Mbps 순이었다.

통신 3사 사옥 부근을 측정한 결과 상대적으로 LG유플러스는 경쟁사에 비해 속도가 느렸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벤치비는 5G와 LTE 네트워크 속도를 동시에 측정한다. 5G와 LTE를 결합하는 기술을 곧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5G 속도에 추가적으로 LTE 속도가 합쳐지기 때문에 평균 100~200Mbps 속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 외에 각 통신사가 추천한 '5G 잘 잡히는 지점'에서도 측정했다. SK텔레콤은 명동 초입, KT는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LG유플러스는 홍대역 부근을 추천했다. 그러나 이 지점에 가도 몇 걸음만 옮기면 5G가 끊겼다. 5G가 잡히면 이통 3사 모두 속도가 4G LTE 평균보다 높았지만 LTE보다 10배나 빠른 '1Gbps급' 속도에는 한참 못 미쳤다. 5G가 잡히더라도 금세 LTE로 전환되기 때문에 사실상 5G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빌딩 안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았다. 실내 전파가 불통인 이유는 5G가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이 있으면 전파 도달이 끊기는 특성 탓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절연이나 자외선 차단 등 특수 기능이 있는 유리창을 많이 쓰는데 전파가 투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실외부터 기지국과 안테나를 구축하고 실내 작업에 착수하기 때문에 5G 실내 통신은 1년 이상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G의 척도인 '초저지연성'을 나타내는 핑 속도도 LTE 수준으로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핑은 연결 대기시간을 뜻한다. 예를 들어 게임 도중 화면 멈춤 등 '랙'이 걸리는 이유는 PC가 다른 컴퓨터나 서버의 요청에 응답하는 시간이 길어져서다. 이러한 시간을 핑이라고 하는데 통상 4G LTE는 핑이 20~30㎳(밀리초)인데 5G도 이 수준이다. 클라우드 게임, 자율주행, 원격 수술 등 5G 킬러 서비스는 초저지연성이 확보돼야 가능해진다.

이통사 관계자는 "산업 쪽 5G 변화는 초저지연성 지표가 중요한데 핑 수치가 LTE 수준이다. 진정한 5G를 위해서는 지연성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5G 서비스는 열흘 만에 가입자 15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5G 요금제 교체를 고민하는 고객이라면 이통사 커버리지 맵을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KT에 이어 SK텔레콤도 지난 12일 커버리지 맵을 공개했다. 5G 커버리지 맵은 전국에 구축한 각 기지국의 전파가 어느 정도까지 도달하는지 실측한 값을 분석해 서비스 가능 지역(커버리지)을 표시한 지도다. 예를 들어 고객이 검색창에 거주지역(삼성동)을 검색하면 그 지역에서 실제 5G 서비스가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 커버리지 맵과 KT는 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중 커버리지 맵을 공개한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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