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軍 장성에 '절치부심' 8차례 강조.."힘 없으면 평화도 없어"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새로 진급한 군 장성들을 향해 '절치부심(切齒腐心)'을 여덟 차례나 언급하며 "힘이 없으면 평화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 후 가진 환담 모두발언에서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절치(切齒) 이를 갈고 부심(腐心) 가슴에 새기면서 치욕이나 국란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그러기 위해서 제대로 대비하고 힘을 기르는 정신 자세"를 주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는 군이 돼 달라"며 "남북 간의 (지난해) 9·19 군사합의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다. 앞으로도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평화는 아직 확고하게 정착하지 않아 완전한 것이라 볼 수 없다"며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안보환경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군'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평화를 단순히 지켜내는 안보 능력을 넘어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어 내고 만들어진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는 강한 군, 강한 힘을 통한 평화를 이끄는 군이 돼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강한 군의 힘을 통한 평화는 비단 남북 관계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우리는 언젠가 남북 분단을 극복할 수 있겠지만, 이후에도 남북을 둘러싼 세계 최강의 강대국에 둘러싸인 것이 우리의 지정학적 안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면서도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지켜내는 역할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이 잘해주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여전히 군대 내 성폭력 문제나 군기 사고 등이 때때로 일어나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까지 극복해 확실한 군기, 기강이 있는 군대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우리에게는 '절치부심'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진왜란 이후 맞은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거듭된 국란을 겪고도 임금(인조)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치욕의 항복의식을 해야만 했던 우리나라의 지난 역사를 되짚으며 "그런 일을 겪었으면 그야말로 절치부심해야 하지 않나. 그럼에도 우리는 결국 나라를 잃었고 35년 간 식민지 생활을 해야 했다"며 "해방 후에도 남북으로 분단돼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UN군의 참전으로 겨우 나라를 지키고 전쟁이 끝났다"면서 "정말로 이제는 우리 힘으로 우리의 국방을 지킬 수 있는, 끝내는 분단도 극복하고 한미동맹과 함께 동북아 안전과 평화까지 지켜내는 강한 국방력을 가지는 데에 절치부심해야 마땅하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종전 후 70년 가까이 아직도 한미동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독자적 전작권까지 갖지 못한 상황"이라며 "결국 힘이 없으면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는 대화로 개선하고, 북한의 핵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화를 통한 해결도 '강한 힘'이 있어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환담에는 서욱 육군참모총장 육군대장(육사 41기),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공군대장(공사 32기) 최병혁 연합사부사령관 육군대장(육사 41기)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 육군대장(학군 23기) 등 대장 진급자를 비롯해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해병중장(해사 40기) 등 중장 진급자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박한기 합참의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이 배석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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