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KT, 협력사에 '어용노조' 설립.. 부당노동 개입 의혹

원종진 기자 입력 2019.04.15. 20:54 수정 2019.04.1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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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조 파괴 공작을 벌인 혐의로 삼성전자 서비스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SBS 취재로 또 드러났습니다. KT가 협력사를 그룹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회사 주도로 노조를 만들게 하고 활동 전반에 개입해온 의혹이 드러난 것입니다.

먼저, 원종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KT로부터 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는 협력사 'MOS부산'의 간부에 전달된 메일입니다.

노동조합 설립 절차를 설명하는 문건들이 첨부돼 있습니다.

이 문건을 보낸 사람은 KT 소속 직원 조 모 씨였습니다.

[KT 소속 직원 : 메일을 하나 보내드렸는데, 11일날 합의서를 작성을 하잖아요.]

[협력사 간부 : 예예.]

[KT 소속 직원 : 그래서 그 앞 장에 단체협약 협약서 앞에 한 장 붙일 거를 파일로 하나 보냈어요.]

다음날 문건대로 노조 창립총회가 열렸고, 닷새 뒤 조 씨는 노조위원장에게 전달하라며 노조 규약까지 작성해 보냈습니다.

[前 MOS부산 간부 : (지난해) 3월 22일부터 저에게 접근을 했거든요. 회사 측의 시나리오대로 (노조 설립을) 그대로 집행한 거예요.]

조 씨는 협력사 간부에게서 주기적으로 노조 동향을 보고받았습니다.

어용노조 설립은 KT가 MOS부산을 계열사로 편입한 뒤 KT 사측에 유리한 근로조건을 만들려는 목적임을 내비쳤습니다.

[협력사 간부 : 휴일근무수당 1.5나 OT 2배를 달라 그러면 줄 수밖에 없죠?]

[KT 소속 직원 : 그렇죠. 그 자체가 위법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그런데 그렇지 않게.]

부당노동행위는 노사 단체협약까지 이어졌습니다.

[KT 소속 직원 : 2018년 5월 11일 해서 MOS부산 사장하고 위원장 두 분이서(…) 사인만 하시는 거예요.]

[협력사 간부 : 각각 직인도 찍어야 하나요?]

[KT 소속 직원 : 네. 그렇게 간인도 다 해 놓으세요.]

실제로 KT 측이 보낸 단체협약 초안이 넉 달 뒤 MOS 부산 노사 간에 그대로 체결됐습니다.

내용은 물론이고, 오타까지 똑같습니다.

'임금교섭 자리에서 KT와의 합병 관련 질의를 자제하라', '다른 노조 개입 차단을 위해 반대 성향인 직원을 감독하라'는 등 불법적인 지시도 문건에 담겼습니다.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자기 회사의 경우도 노조 설립에 사측이 개입하는 건 불법이거든요. 그런데 협력사 노조 설립에 개입한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겁니다.]

조 씨와 KT 모두 직원 개인이 한 일이라며, 회사 개입 의혹은 부인했습니다.

[KT 홍보 담당자 : (조 씨가) 연락했던 분(협력사 간부)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연락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KT 새노조는 이같은 부당노동행위가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조 씨는 물론 황창규 회장까지 검찰에 고발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준희)

▶ 명백한 불법인데 '노조 설립' 개입…대표 유죄는 단 2건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223577)

원종진 기자bell@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