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민당 "대장균 나오는 한국산 수산물 수입 금지하라"

김상진 입력 2019. 4. 17. 16:00 수정 2019. 4.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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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패소 판정 놓고 日 정부 향해 성토
"한국과 협상서 '금수조치 카드'로 맞서야"
"한국은 로비하는데, 일본은 안 했다" 주장
"日 정부, 이달 하순에 WTO에 항의할 방침"
한국의 일본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둘러싼 한일 무역 분쟁에서 한국이 예상을 깨고 사실상 승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기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사건에서 1심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조치가 타당한 것으로 판정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의 한 수산시장의 수산물 원산지 표시다.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둘러싼 세계무역기구(WTO) 패소 판정을 성토하는 모임을 17일 가졌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대항 차원에서 한국산 수산물 수입 금지 카드가 거론됐다고 도쿄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현재 한국은 후쿠시마(福島)와 주변 8개 현 수산물 수입을 불허하고 있다.

자민당 수산회와 외교회는 이날 정부 관련 부처와 함께 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소식통은 자민당 의원들이 “한국이기 때문에 패했다”며 “대항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산 수산물에서 대장균이 나오니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WTO 상고심 패소로 국제기구 내 해결이 어렵게 됐으니, 한국과 2국 간 협의에서 ‘금수조치 카드’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취지다.

일본이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역전패를 당했다는 소식을 1면에서 전한 지난 12일자 일본 주요 신문들. [연합뉴스]
이날 의원들은 WTO 패소 판정에 대해 ‘외교 패배’라며 일본 정부의 책임도 엄중히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상고심을 앞두고 대응이 안이했다며 “한국은 로비 활동을 하는데 일본은 하지 않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부가 국제기구를 너무 신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일본 정부에 로비전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일본 내에선 이번 패소 판정이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의 부흥에 찬물을 끼얹는 사례로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자민당은 각종 선거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여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반전을 모색 중이다. 이번 합동회의에서도 “피해지 부흥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교체한 원점”이라며 “이런 점에 입각해 ‘올 재팬(All Japan)’으로 싸워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는 이달 하순에 열리는 WTO 분쟁해결기구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항의할 방침”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총리 관저를 방문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들로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의 해제를 바란다는 청원을 받았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각국의 규제조치 전체를 철폐하도록 요구해나갈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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