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받고'..삼성 vs TSMC, 파운드리 나노경쟁 속도전

박소연 기자 2019. 4. 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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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세공정 로드맵 앞당기자, TSMC 6나노 공정 '맞불'..고객사 유치 경쟁 치열

시스템반도체의 주요 분야인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초미세공정 시장 선점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2020년 1분기 중 극자외선(EUV) 기반 6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위험생산(risk production)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TSMC는 최근 7나노 EUV 공정 위험생산에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6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위험생산이란 고객사로부터 승인을 받기 전 시범적으로 가동하는 것으로, 양산 직전 단계다. TSMC는 자사의 6나노 공정이 7나노 공정보다 18% 가량 집적 회로 밀도가 높고, 별도의 설계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는 강점을 갖췄다고 밝혔다.

TSMC의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미세공정 로드맵을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EUV 기반 7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시작해 이달 중 첫 출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6나노 공정의 경우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대형 고객사와 생산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보다 나아간 EUV 기반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해 제품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TSMC가 이달 초 5나노 공정 개발을 마치고 올해 2분기 중 시험생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히자 삼성전자가 로드맵 일정을 앞당겨 발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중 EUV 기반 7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었다. 삼성전자의 발표에 TSMC가 바로 6나노 공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미세공정을 둘러싼 양사의 대결구도는 더욱 노골화된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EUV를 이용해 7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을 시도하는 회사는 전세계에 삼성전자와 TSMC뿐"이라며 "양사의 디자인 룰이 조금씩 달라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최신의 5나노 공정 기준으로 양사가 거의 같은 시기인 4월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사가 이같이 미세공정 기술 개발 현황을 앞다퉈 발표하는 이유는 이것이 현재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면적은 줄이고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7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 외에 시도를 하지 못할 만큼 기술 장벽이 높고, 막대한 개발비가 드는 데다 안정화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파운드리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점하고 있던 TSMC는 올해 초 웨이퍼 불량 문제가 발생하면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맹추격을 허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9.1%로 지난해 상반기(7.4%)보다 12%포인트 올랐다. 반면 TSMC는 지난해 상반기 56.1%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8%포인트 하락한 48.1%로 집계됐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TSMC가 올해 초 웨이퍼 불량으로 위기에 직면하자 삼성전자가 이 기회에 치고 나가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TSMC도 이에 맞대응하면서 공정 개발 발표가 연거푸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용 반도체 등 꼭 미세공정을 쓰지 않아도 되는 반도체 영역도 있지만 최근 각광받는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나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 등에서 미세공정 수요가 크기 때문에 이를 부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이 같은 미세공정 기술 발표를 신중히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객 확보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마케팅 차원의 발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양사의 기술력은 초미세공정을 적용한 제품이 실제 양산된 후 시장에서 고객사들에 의해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교수는 "미세공정 개발 속도가 파운드리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섣불리 판단할 순 없다. 회사마다 만들 수 있는 제품군과 캐파, 수요, 마케팅 전략이 다르다"며 "삼성전자와 TSMC는 미세공정 외에도 후공정 패키징 기술 등 다방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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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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