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판 '라푼젤' 밤하늘 풍등 3000개, 화재 불씨될까 우려

백경서 2019. 4. 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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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대구 두류야구장서 풍등 날리기
밤하늘 3000개 풍등 대형 화재될까 우려
대구시, 풍등 방염 외피 제작 등 만전 기해
2017 대구 달구벌 관등놀이 축제에서 진행된 풍등 날리기 행사. [사진 대구시]
대구의 대표 축제인 풍등 날리기 행사를 앞두고 화재 예방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오는 27일 달서구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진행하는 소원 풍등 날리기 행사와 관련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실련은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저유소에 풍등 때문에 발생한 화재가 막대한 재산 피해를 가져왔는데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 속에 풍등에 불을 붙여 하늘로 날리겠다는 것은 안전불감증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안실련은 “풍등 수천 개가 강한 바람을 타고 공단지역과 가스 등 위험물 저장소, 인근 야산 등으로 떨어져 화재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시가 후원하고 대구불교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풍등에 소원을 적어 밤하늘에 날려 보내는 게 핵심 이벤트다. 2012년부터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한 ‘형형색색 대구 달구벌 풍등 놀이’의 부대 행사 중 하나로 2014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풍등을 날리며 시작됐다. 영화 ‘라푼젤’(2011)처럼 밤하늘을 수놓은 수천개의 풍등을 볼 수 있어 실사판 ‘라푼젤’로 불리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2만명이 찾은 지난해 축제 때는 풍등 날리기 티켓 5400매가 판매 80초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올해는 오는 27일 오후 8시 달서구 두류야구장에서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 풍등은 3000개가 준비됐다. 주최 측은 유료 티켓 7000매(관람석 6000매·풍등 날리기석1000매)를 준비했는데 판매 시작 10여 분 만에 매진됐다. 나머지 풍등 날리기석 2000매 중 250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1750매는 불교 신자들에게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화재 발생 우려가 나오자 대구시는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에 따르면 풍등 외피는 방염기능이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또 만약 당일 풍등 날리기 행사장 지표면(1m 상공)의 순간풍속이 2㎧이면 행사를 취소할 방침이다. 풍등 크기는 100×60㎝ 이하로 제한하고, 연료 연소시간은 10분 이하로 제한했다.

대구시는 지난 15일 소방본부, 경찰청 등과 함께 두류야구장에서 안전가이드 라인 조건에서 합동 점검을 했다. 김호섭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점검 결과 행사에 사용할 풍등의 외피·실·지주대는 모두 방염처리가 돼 불에 붙여도 화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연료 연소시간은 평균 7분 이하로 연료가 전소한 후 풍등이 낙하하는 것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소방당국과 협의해 행사장 내에 자위소방대 20명과 소화기 100대를 설치한다. 또 행사장 1㎞(풍등의 90% 이상 낙하) 이내 소방력 7대 43명, 고공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두류야구장 인근 83 타워전망대에 고공감시반 2명을 배치하는 등 지난해(4대 24명)보다 안전관리 인원을 늘렸다.

주최 측이 준비한 풍등이 아닌 사제 풍등 사용도 막을 계획이다. 김 국장은 “풍등 날리기는 화재의 위험이 있는 만큼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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