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2시간 근무는 '축복'?..中 젊은이들 '부글'

김희웅 2019. 4. 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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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996.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을 일한다는 뜻으로 요즘 중국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긴 근무시간을 놓고 최근 중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붙었다고 합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 리포트 ▶

밤 10시에 가까운 시각.

베이징의 거대 IT 기업 알리바바 건물앞입니다.

수많은 직원들은 이제서야 퇴근하는데, 거의 모두가 휴대전화로 택시를 부르고, 도착한 택시를 찾아다니느라 도로가 매우 혼잡합니다.

(매일 이렇게 늦어요?) "매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런 편이네요"

(토요일은요?) "상황을 봐야하는데 일이 진행이 덜 됐으면 (나오죠)"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9시 퇴근.

그리고 토요일까지 한 주에 6일을 일한다는, 이른바 996 노동자들의 일상입니다.

물론 그간 불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의 발언이 노동시간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제대로 붙였습니다.

하루에 편안하게 8시간만 일하려는 사람들은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데 이어, 밤에 환하게 불을 밝힌 회사 건물과 저녁을 패스트푸드로 때우며 야근하는 직원들.

그리고 사무실에 빼곡한 간이침대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결국 자본가로서의 본질을 드러낸 것" 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노동에 지친 노동자들의 삶을 묘사하고 풍자한 동영상도 화제입니다.

한 IT 노동자가 교통신호를 위반해 경찰단속에 걸렸는데, 마치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처럼 울부짖습니다.

"터질 지경이예요. 매일 열두시에나 일이 끝나든데 오늘은 여자친구가 열쇠까지 가져달라고 하잖아요. 정말 울고 싶어요"

감옥에 갇혀 일하고 있는 듯한 프로그램 개발자는 제발 퇴근 좀 하라는 부인의 애원에도 응할 수가 없습니다.

(언제쯤 집에 올수 있겠어요?) "프로그램 개발 상황에 달렸지요. 일러도 열흘 뒤에나 가능해요"

996을 고발하고 풍자하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를 형상화하면서 996 으로 일을 하면 큰 병이 나서 중환자실로 간다는 뜻이라고 설명을 달았습니다.

중국 현행 노동법에도 수당을 얼마나 주냐와 관계없이 996은 불법입니다.

중국 매체들 또한 가정과 여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996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여론을 달래고 있습니다.

일인당 지디피 만달러 시대를 앞둔 중국에서 발전과 성장의 전통적 가치와 함께 개인적 삶의 가치 또한 강조되며 갈등하는 모습을 996 논쟁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김희웅 기자 (hwoong@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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