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날세우는 원희룡, 친정 복귀하나

제주CBS 이인 기자 2019. 4. 23. 0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8화] 원희룡과 총선, 그리고 정계개편
원희룡, 문재인 정부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태도
제주 제2공항·영리병원 문제 놓고도 문재인 정부 무책임 비난
원희룡 행보, 자유한국당 복당? 제3지대 주도? 보수대통합 합류?
제주CBS 유튜브 채널 '까보세TV' 썸네일.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19년 4월 22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를 둘러싼 정치적, 정책적 현안들을 분석하고 제주 정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22일)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이야기를 준비했다구요?

◆이인>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 앞두고 원희룡 지사의 연이은 문재인 정부 공격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원 지사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부터 살펴보죠. 가장 최근 영리병원 개원허가 취소를 놓고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어요?

◆이인> 원희룡 지사는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개설허가한 제주녹지국제병원에 대해 3개월안에 정당한 사유없이 문을 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직접 허가 취소를 발표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브리핑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원더플TV에서 나왔습니다.

◇류도성> 어떤 말을 했죠?

◆이인> 문재인 정부의 책임회피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건데요. 원희룡 지사는 녹지국제병원 문제를 놓고 정부는 원론적으로는 협력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각론에선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류도성>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와 취소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나 몰라라 했다는 건가요?

◆이인> 그동안 원 지사는 기회 있을 때마다 허가를 놓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해법 모색을 시도했지만 면담 조차 해주지 않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공공병원으로 인수하더라도 인력확보나 운영지속성 등에서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한데도 정부는 제주도가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다고 불만을 표시한 겁니다.

◇류도성> 추진과정에서의 서운함이 묻어 있다는 건데, 앞으로는 모른척 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도 했어요?

◆이인> 원 지사는 원더플TV에서 허가 취소 이후 손해배상소송 문제나 투자자 신뢰문제를 비롯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정상화라는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책임회피는 과거로 돌리고 미래의 책임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협력하자고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7일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 취소를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류도성> 제주도와 정부가 함께 하는 4자간 협의도 제안했어요?

◆이인> 원 지사는 녹지와 JDC, 제주도를 포함해 정부까지 4자가 협의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이라도 만들자고 정부에 거듭 요청했습니다.

◇류도성>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놓고도 원희룡 지사의 불만은 이어졌어요?

◆이인> 지난 10일 제주도의회 제371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나온 말인데요. 원 지사는 제주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정부가 만약에 안할 거면 안할 거라고 얘기해 달라고 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류도성> 왜 그런 말이 나왔나요?

◆이인> 한 도의원이 제2공항 문제에서 정부의 무능함,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능함을 지적한데 대한 답변에서 나온 원 지사의 발언인데요. 원 지사는 공론조사로 찬반을 결정할 거면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류도성> 의도적 발언일 까요?

◆이인> 의도했다고는 볼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제주도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는데요. 정부나 국회가 제주도에만 책임을 미루는거 아니냐는 취지의 도의원 질문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원 지사가 정부도 제2공항을 안할 거면 입장을 밝혀달라는 취지의 우발적 답변이 나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류도성> 우발적으로 나온 발언이다?

◆이인> 일단 그렇게 말은 하고 있는데요. 다만 원 지사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도의원이 대신 해줬기 때문에 맞장구를 치는 과정에서 다소 센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놓고 반대단체에서도 원희룡 지사의 책임을,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에서도 제주도는 뭐하냐는 지적이 계속돼 왔기 때문입니다. 원 지사 입장에선 정부에 해야 할 말까지 자신을 향하는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0일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한 도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자료사진)
◇류도성> 영리병원과 제주 제2공항 등 제주도 현안 말고도 원 지사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운 발언이 나왔어요?

◆이인> 원희룡 지사가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보수정치세력 '플랫폼 자유와 공화' 창립행사에 참여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요.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류도성> 독주라는 용어도 등장했어요?

◆이인> 네 그렇습니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다른 의견은 억누르고, 과거 정권 탓으로 돌리는 독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도성> 촛불 얘기도 거냈어요?

◆이인> 원 지사는 소위 진보와 보수의 널뛰기에 의해 서로 집권하면 똑같이 하면서, 정권을 잡으면 똑같은 기준을 갖고 서로 공격하는 도돌이표식 한국정치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는 말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2년전 촛불 들고 나갔던 사람이 지금은 나라 걱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류도성>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원희룡 지사가 꺼낸 가장 센 발언 같아요?

◆이인> 원희룡 지사는 지방선거 전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현재는 무소속 신분인데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원희룡 지사는 될 수 있으면 말을 아껴왔습니다. 물론 원 지사는 '플랫폼 자유와 공화' 창립행사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부를 향해 이분법적 태도, 독주 등의 단어까지 써가며 맹공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좌파독재라고 표현하는데요. 그런 표현들에 동조하는 듯한 원 지사의 발언들입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플랫폼 '자유와 공화' 창립총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원희룡 지사 SNS)
◇류도성> 그렇다면 원 지사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가 궁금한데요?

◆이인> 원 지사가 영리병원이나 제2공항 등 제주의 정책 현안에서도 정부의 무책임을 지적하고 있고 또 진영 대결에 앞장 선 듯한 센 발언도 하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슬슬 중앙 정치를 향한 몸풀기를 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류도성> 몸풀기를 한 시점이 됐다는 얘긴가요?

◆이인> 지금이 총선을 딱 1년 정도 남겨둔 시점인데요. 원 지사가 계속 제주도백으로만 머물러 있는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도지사 임기는 마무리한다고 늘 강조해 왔으니까 오는 2022년 임기를 끝내면 중앙 정치로 복귀해야 하는데 총선을 전후해서 자신의 영향력도 그만큼 끌어 올려야 하기때문에 몸풀기를 할 시점이 지금이라는 겁니다.

◇류도성> 하지만 원 지사는 도지사 임기동안 중앙 정치를 바라보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지 않습니까?

◆이인> 원 지사는 재선에 성공하며 '도민만 의지하고 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중앙정치도 바라보지 않고 도민과 함께 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다만 ‘도민들의 부름과 명령이 있기까지’는 이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도민들의 부름과 명령이 있으면 중앙정치도 바라 볼 수 있다는 얘깁니다.

◇류도성> 중앙정치를 향한 몸풀기, 그렇다면 향후 원희룡 지사의 선택지도 관심이네요?

◆이인> 원 지사가 대권을 도전하든, 차차기 총선을 통해 여의도 정치에 복귀하든 분명한 울타리가 필요할텐데요. 무소속 신분으로 제주도지사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원 지사는 자신이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당이라는 울타리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3가지 선택지가 있을거 같습니다.

◇류도성> 차례차례 살펴보죠. 우선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까요?

◆이인> 자유한국당에 복귀하는 방안입니다. 원 지사는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 몸담았기 때문에 한국당이 친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에 잠시 적을 두긴 했지만요.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30%의 지지율을 회복하는 등 어느정도 안정체제에 접어 들었다는 평가고 그래서 원 지사가 전격 한국당에 복당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류도성> 그런데 자유한국당 복당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이인> 문제는 원희룡 지사가 지방선거 이후 자유한국당을 향해 '변한게 하나도 없다. 차라리 새로 당을 만들었으면 만들었지 복당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때문에 지금 한국당이 보수정치를 대변할 만큼 변했느냐는 평가가 가능한 지에 대해선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 안에서도 원 지사에 대해 당이 어려울 때 뛰쳐 나간 부분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어 원 지사나, 한국당 입장에서 복당이 그리 간단치 만은 않은 문젭니다.

지난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제주4.3 추념식에 여야 5당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자료사진)
◇류도성> 그렇다면 원 지사의 다음 선택지는 뭐가 있을까요?

◆이인> 차라리 당을 만들겠다는 말을 원 지사가 했었는데요. 연장선상에서 중도보수 정치를 표방하는 세력이 제3지대에서 만나 새로운 당을 만들 경우 원 지사가 합류할 수 있는 시나리옵니다. 물론 원 지사가 주도할 수도 있구요. 정계개편의 주체가 될 수도 있고 정계개편의 회오리에 동참할 수도 있는 시나리옵니다.

◇류도성>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원 지사의 행선지는 뭘까요?

◆이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제도권 밖에 있는 보수세력이 합치는 보수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원 지사가 승선하는 시나리오가 있겠습니다. 보수대통합이 이뤄지고 보수는 물론 중도까지 끌어 안는 정체성을 앞세울 경우 원 지사도 합류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얘긴데요.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전혀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류도성> 민주당에 합류하는 방안은 고려 대상이 아닐까요?

◆이인> 사실 원 지사가 지방선거 기간 민주당 입당설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으로 들어오라는 얘기도 듣고 있다는 식의 발언이었는데요. 제주지사에 당선되고 나서도 원 지사는 한동안 문재인 정부에 대해 우호적으로 얘길 해왔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연일 정부에 날을 세우고 있고 오히려 보수를 대변하는 듯한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합류는 제로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류도성> 원 지사 스스로 당을 만들 수도 있지 않나요? 한국당 복당을 부인하며 그런 말도 했었는데요?

◆이인>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애길 할 순 없겠죠. 다만 제주지사를 하며 여의도 정치에서 떨어져 있는 기간이 5년이나 지났고 또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해선 분명한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원 지사에게 그만큼의 세력이나 힘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