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 재개" 요청..한국 "수입 금지 유지"

도쿄|김진우 특파원 2019. 4. 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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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지난해말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및 김용길 동북아국장과 각각 한일관계 주요 현안 협의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23일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한국의 후쿠시마(福島)주변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의 철폐를 요청했으나 한국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도쿄에서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의 양자 협의에서 일본산 식품은 한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면서 수입 금지 조치의 철폐를 요청했다.

이에 김 국장은 세계무역기구(WTO) 판정을 존중해야 하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우리 외교부는 설명했다. 일본 측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WTO 상소기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기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사건에서 1심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과의 양자 협의를 통해 수입금지 조치의 철폐를 요구해 나가겠다”(고노 다로 외무상)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폭발 피해를 본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8개 현 앞바다에서 잡힌 28개 어종의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우려해 2013년 9월부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WTO 상소기구 판정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일본산 식품의 과학적 안전성은 인정받았다”고 주장해온 것이 사실상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판정이 나온 날 “상소기구가 일본산 식품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1심 판단을 취소한 것은 아니다. 일본이 패소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이 확인한 결과 1심 판결문에 해당하는 보고서에는 “일본산 식품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라는 표현은 없었다. 스가 장관은 “상소기구가 (일본산 식품이) 한국의 안전기준을 충분히 통과했다는 1심의 사실 인정을 유지했다”라고도 주장했는데, 실제로 상소기구는 “논의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삭제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런 일본 정부의 주장을 두고 일본 국제법 전문가들로부터 “무리가 있는 설명”이라면서 보고서 내용과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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