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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없는 시멘트 정원.. '서울로' 방문객 1년새 40% 뚝

김선엽 기자 입력 2019.04.24. 03:06 수정 2019.04.24. 14:01
600억원 들여 만든 공중정원, 땡볕에 고정 그늘막은 10개뿐
카페 3곳도 모두 문 닫아..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서울 도심의 대표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역 공중정원 '서울로7017' (총길이 1024m)이 내달 개장 2주년을 맞는다. 안전 등급 D등급으로 철거 위기였던 고가차도는 2017년 5월 화분 400여개가 늘어선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사업비 600억원이 들어갔다. 새로 탄생한 명소에 시민들은 반색했다. 개장 초기 하루 평균 3만여 명이 찾았다. 그러나 갈수록 찾는 시민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을 배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치솟은 지난 22일 오후 콘크리트 열기로 데워진 서울 중구 '서울로7017'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운호 기자
서울로의 인기 하락은 우선 방문객 숫자에서 확인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방문객은 총 741만4591명이다. 그러나 2018년 695만7901명으로 개장 첫해보다 약 6% 감소했다. 개장 첫해보다 130일 더 운영했는데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2017년 3만2954명이었으나 2018년 1만9062명으로 42%나 줄었다. 시 관계자는 "개장 첫해에 비해 관심이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최근 미세 먼지가 심해지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급감한 영향도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서울시의 적극적 관리 대책이 아쉽다고 지적한다. 특히 방문객을 배려한 시설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낮 최고기온이 영상 28도까지 올랐던 지난 22일 오후 서울로는 햇볕을 받아 뜨거워진 콘크리트 열기로 한여름처럼 후끈거렸다. 더위를 피할 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1㎞가 넘는 구간에 고정형 그늘막은 10개에 불과했다. 벤치는 땡볕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서울로에 혹서기 대비 그늘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은 개장 초기부터 나왔다. 그러나 개장 2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시는 다음 달부터 이동형 그늘막 30개를 설치할 계획이나,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서울로를 찾은 회사원 변진아(34)씨는 "폭염뿐 아니라 평소에도 자외선을 피해 앉아 있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개장 당시 고가에 있던 카페 3곳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문을 닫은 것도 시민을 배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에서 온 모리야마 미레이(28)씨는 "공중 정원 위에 테라스 카페라도 한군데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보행 환경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애인용 점자 블록은 고가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앞까지만 있고, 고가 위에는 전혀 없다.

서울로가 들어서며 크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구도심 상권 활성화 효과도 기대보다 미미하다고 지역 주민들은 말한다. 중림동에서 1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67)씨는 "관광객은 늘지 않았는데 서울역 건너편 빌딩에 새 상권이 형성돼 손님이 오히려 줄었다"며 "중림동이나 만리동 상인들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유입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유출에 따른 타격이 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서울로를 체계적으로 가꾸고 정비하면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로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방문객 편의 시설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좀 더 창의적 시설을 설치해 재미있는 길로 만들어야 방문객이 늘어나고 주변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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