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자, 문희상 바로 앞서 양팔 벌리고 등까지 만져 '점거농성 동영상 확인해보니'
장혜원 2019. 4. 24. 16:43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과 24일 국회 의장실에 일어난 한국당 의원 충돌 사태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정서적 쇼크’를 받아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이를 두고 문 의장이 미혼의 임 의원을 의도적으로 성희롱 및 성추행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문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기록된 뉴스 동영상을 살펴 본 결과 임 의원은 이날 문 의장 바로 앞에 바짝 붙어 그의 거동을 방어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문 의장이 자리를 옮기기 위해 일어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이때 앞 사람과 뒷 사람에 밀리면서 문 의장과 임 의원 간 신체 접촉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 의원이 문 의장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문 의장 바로 앞에서 그의 거동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한국당 의원들 수십명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보임(교체)를 불허해 달라고 의견을 모으고 국회의장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사보임을 허가하면 결국 연동형 비례제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의 길로 가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의장이 대한민국 헌법을 무너뜨리는 장본인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문 의장에게 “패스트트랙을 불허해달라”,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시켜주지 말아달라”는 등 기존 여·야 4당이 합의 및 추인한 패스트트랙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문 의장은 “겁박해서 될 일이 아니”라며 “최후의 결정은 내가 하고, 국회 관행 검토 후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 확답을 하지 않자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설전 끝에 문 의장이 자리를 이동하려 하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이를 막아섰고 문 의장을 보좌하는 직원들과 서로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 과정을 기록한 ‘중앙일보 영상뉴스’, ‘YTN 뉴스’, ‘창TV' 등의 유튜브 동영상 및 뉴스 영상 등을 확인해보면 임 의원은 이날 점거농성 및 충돌사태에서 시종일관 문 의장의 지근거리를 지키며 양 팔을 벌려 문 의장의 움직임을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문 의장이 의장실 소파에서 일어나 입구를 걸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문 의장을 둘러싸면서 임 의원의 팔이 문 의장의 등에 먼저 닿는 모습도 확인됐다.
그러던 임 의원은 갑작스럽게 의장실 점거과정에서 문 의장에 대한 성희롱으로 정서적 쇼크와 더불어 심각한 수치심과 성적 모멸감을 받았다며 병원에 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문 의장의 임 의장의 성추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 총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임 의원이 심각한 정서적 쇼크를 받아 국회에 있을 수 없어 병원에 간 상황”이라며 “임 의원의 성적 모멸감이 어느 정도일지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임 의원이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자 임 의원의 복부를 두 손으로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임이자 의원이 ‘이러시면 성희롱입니다’고 문 의장에게 강력 항의하자 문 의장이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냐’라며 다시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나 감싸고 어루만졌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송 의원은 “임 의원이 (문 의자에게)재차 항의했고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문 의장은 거침없이 또 임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진 뒤 급하게 의장실을 빠져나갔다”라며 “문 의장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성적추행으로 (임 의원에게) 심각한 모멸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이건 여성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여성을 무시한 행위란 점에서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라며 “이게 성희롱을 넘어 성추행에 해당되는지도 관련 법률을 검토해 고발 조치할 것임을 밝힌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임 의원이 '이러시면 성희롱'이라고 항의하자 문 의장은 '이렇게 하면 되냐?'며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 걸쳐 감싸고 만졌다. 또다시 항의하자 문 의장은 임 의원을 양손으로 끌어안은 뒤 의장실을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이슈화된 제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여성위 또한 “문 의장의 이 같은 행태가 임 의원 개인 뿐아니라 여성 국회의원과 대한민국 여성을 무시한 행위"라며 관련 법률 검토 후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 또한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문희상 의장, 한국당 임이자 의원 성희롱’이라는 제목의 글(위 사진)을 올려 “문 의장이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있다. 임 의원은 이 장면 직전에 ‘제 몸에 손을 대면 성희롱이다’라고 경고했었다. 이랬던 문 의장이 충격을 받았다며 병원에 입원하겠다고 쇼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 의장의 성희롱을 주장했다.
한편 문 의장 측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한 매체에 “문 의장이 이동하는데 임 의원께서 정면으로 막아서서 신체 접촉이 있었지만 이를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라며 “밀치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한국당 의원들이) 만들어 놓고 이렇게 하는 건 일종의 자해공갈”이라며 강한 유감을 보였다.
국회사무처는 같은 날 오후 '한국당의 의장실 점거에 대한 입장'을 내고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 집무실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고성을 지르고 겁박을 자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규탄했다.
문 의장은 ‘저혈당 쇼크’ 증세로 국회 의무실을 찾았고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는 의무진의 소견에 따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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