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극단주의조직 전문가 "'스리랑카테러, IS 소행' 근거 아직 없다"

입력 2019.04.24. 20:09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가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배후를 자처했지만 전문가들은 IS의 직접 개입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다만 수판 회장은 스리랑카 테러에 IS 등 살라피주의(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의 공격 양상이 그대로 나타난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프랑스 뉴스채널 프랑스24는 IS가 이번 공격의 모의·수행단계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스리랑카 조직에 이념적 영향을 미치고 자금을 지원했을 수도 있다는 스리랑카 전문가의 가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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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판그룹 CEO "IS, 여러번 허위 주장..국제조직 지원 정황은 뚜렷"
주요 외신도 "IS 직접개입 증거無".."IS 동기부여 테러일 수도"
뉴질랜드 매체 "사원 총격 복수설, 신빙성 떨어져"
IS가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주체의 모습이라며 유포한 영상 [로이터=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가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배후를 자처했지만 전문가들은 IS의 직접 개입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출신으로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을 설립한 알리 수판은 23일(미국동부 현지시간) 공영 라디오 NPR에 출연해 "현재까지 IS의 주장(배후 주장)을 뒷받침하는 공식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수판 회장은 IS가 라스베이거스 총격에서도 배후를 자처하는 등 여러 차례 거짓 주장을 한 이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악의 총격으로 기록된 라스베이거스 총격의 범인은 미국인 스티븐 패덕(당시 64세)으로, IS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수판 회장은 스리랑카 테러에 IS 등 살라피주의(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의 공격 양상이 그대로 나타난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교회나 외국인이 많은 시설을 목표물로 삼고, 고도로 조직적인 연쇄 폭탄공격을 수행하는 것 등이다.

수판 회장은 이번 공격의 복잡성으로 볼 때 국내 조직이 국제조직의 도움을 받아 수행했으리라 분석하면서도, IS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BBC와 CNN 등 주요 외신도 IS가 이번 공격 과정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 테러 사망자의 장지에서 오열하는 주민들 [AFP=연합뉴스]

'IS 테러'라는 표현은 IS가 직접 개입한 사건 외에 IS 추종자가 독립적으로 감행한 공격에도 두루 쓰이지만 전문가들은 후자를 'IS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은'(IS-inspired) 테러로 구분한다.

프랑스 뉴스채널 프랑스24는 IS가 이번 공격의 모의·수행단계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스리랑카 조직에 이념적 영향을 미치고 자금을 지원했을 수도 있다는 스리랑카 전문가의 가설을 소개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IS 연구자 아이멘 자와드 알타미미도 "IS가 사전에 공격계획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황 보도를 계속 지켜보다가 IS로 의심의 시선이 모이자, 배후를 자처해도 되겠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배후 자처에 이틀이나 시간이 걸린 점, 선전매체를 통해 유포한 공격 내용과 수사 결과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 등이 IS와 이번 공격 주체와 직접 연계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들이다.

IS 선전매체는 '국제동맹군 구성원'을 노렸다고 했지만 스리랑카는 동맹군의 일원도 아니다.

IS "국제동맹군 구성원·기독교인 노려 공격했다" [IS 선전매체 아마크 갈무리]

이번 테러가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의 복수 차원에서 감행됐다는 스리랑카 정부의 발표도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뉴질랜드 전문가들은 두 사건의 관련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고 헤럴드 등 뉴질랜드 매체들이 전했다.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테러 후 4주만에 이러한 고도로 조직된 테러를 기획·실행하기는 어려우며, 더 장기간 준비된 공격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극단주의 감시매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는 "IS의 성명에 공격 세부사항이 제시된 것을 보면 테러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나 어느 정도 개입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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