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호기심, 영구적 뇌 손상 부른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019. 4.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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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마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최근 대기업, 재벌가 3세는 물론 유명방송인들까지 잇달아 마약투약혐의로 체포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특정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마약류범죄사범은 2013년 9764명에서 2018년 1만2613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마약청정국’은 옛말이 됐다.

지나친 도파민 분비로 뇌세포·중추신경계 파괴 필로폰 등 향정신성물질 중독성 강해 가장 위험

한동주 서울시마약퇴치운동본부장은 “마약유통 단속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마약사범 증가의 주요원인 중 하나”라며 “무엇보다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호기심으로 마약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약은 뇌에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마약의 가장 큰 위험 ‘뇌 손상’

보통 마약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중독증상’을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독증상보다 ‘뇌’를 망가뜨린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2008년 미국 워싱턴대 의대 신경과학자 나이절 뱀퍼드 박사는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끊지 못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열흘간 생쥐에게 필로폰을 투여한 뒤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필로폰을 투여한 생쥐의 뇌신경회로가 영구적으로 망가진 사실이 밝혀졌다. 또 필로폰 투여를 중단하자 만성우울증상을 보이며 심각한 금단현상이 나타났다.

원인은 바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로 마약 투여 시 도파민이 지나치게 분비돼 대뇌피질을 직접 자극, 뇌세포와 중추신경계를 파괴한다.

W진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의윤 진료과장은 “마약투여는 노트북에 1만 볼트의 전압을 흘려보내 전자회로를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며 “지나친 도파민분비는 쾌감회로를 왜곡시켜 마약을 끊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기분변화가 가장 큰 특징 ‘천연마약’

마약은 크게 ▲천연마약▲합성마약▲향정신성물질로 구분된다. 천연마약으로는 아편, 모르핀, 헤로인, 코데인, 테바인, 옥시코돈, 코카인, 크랙 등이 있다. 주로 양귀비나 코카잎에서 추출한다.

천연마약투여 시 주로 의식혼탁, 무감정, 주의집중장애, 고양, 행복감, 불안감소 등 기분변화가 나타난다. 하지만 과량투여 시 혼수, 호흡장애, 폐부종, 경련 등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천연마약의 금단증상은 약물투여 6~12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초기에는 불안, 불면, 과민, 불쾌감, 식은땀 등이 나타나지만 12시간 경과 후에는 동공확대, 한기, 식욕감퇴, 복통, 근육통 등이 발생하며 중독증상을 호소한다.

■대뇌피질 직접 자극하는 ‘합성마약’

합성마약은 현재 법적으로 64종이 지정돼있다. 합성마약의 종류로는 메사돈, 염산페치딘 등이 있으며 중추신경을 억제하고 신체조정력 상실, 도취감, 간염 등을 유발해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위험한 약물이다.

합성마약은 대뇌피질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 합성마약투여 시 도파민활동을 증진시켜 일시적으로 맑은 정신을 유지해주지만 장기복용 시 간질환, 발기부전, 우울증, 망상성정신장애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호흡곤란, 심부전, 고열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중독성 심한 ‘향정신성물질’

마약 중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향정신성물질이다. 우리가 흔히 ‘히로뽕’이라고 부르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바르비탈류, LSD, 메스칼린 등이 있다. 향정신성물질은 다른 마약에 비해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정도가 심하다. 환시, 환청, 경각심, 예민함, 불안, 긴장감 등이 나타난다. 간혹 발작을 일으키거나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 내성이 빠르게 증가해 투여횟수가 거듭될수록 용량을 늘려야한다. 투여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 불안정, 불면, 착란현상이 올 수 있고 심하면 부정맥,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뇌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조근호 정신건강사업과장은 “마약은 한 번 중독되면 스스로 끊을 수 없기 때문에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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