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평행이론

2019. 4. 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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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SHE WORE

우연일까? 운명일까? 과거와 현재, 각 분야별 아이콘의 향수를 재조명하니 뜻밖의 공통점을 찾았다

블루 벨, 100ml 가격 미정, Penhaligon’s엔젤 슈팅 스타 오 드 퍼퓸, 50ml 17만6천원대, Thierry Mugler.

THE POLITICIANS MARGARET THATCHER / HILLARY CLINTON 영국의 저명한 수상 마거릿 대처, 그리고 전(前)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 이들의 공통점은 유리 천장을 깨고 이끌어낸 업적에 국한되지 않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둘은 모두 뜻밖의 향수 취향을 가졌다. ‘철의 여인’이라는 수식어와는 다르게 마거릿 대처가 즐겨 사용하던 향수는 펜할리곤스의 블루벨. 장미와 히아신스, 은방울꽃이 주원료로 깨끗하고 파우더리한 향이 특징이다. 강하지 않고 여리여리한 향을 담은 이 제품은 시가 냄새와 함께 남성성이 만연했던 당시의 영국 의회를 대적하기에 적절했다. 반대로 힐러리는 관능적인 향수를 선택했다. 티에리 뮈글러의 엔젤은 화려한 파촐리 향이 특징. 레이디 가가의 파격적인 의상을 담당하는 티에리 뮈글러를 정치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명인사들의 영향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스프링 플라워, 75ml 36만8천원, Creed.

몽 겔랑 로즈, 50ml 12만7천원, Guerlain.

THE ACTRESSES AUDREY HEPBURN / ANGELINA JOLIE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두 명의 여배우가 선택한 향수는? 세기의 연인이라 불리는 오드리 헵번은 자신을 닮은 사랑스러운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를 뿌렸다. 1951년 그녀를 위해 제작된 향수로 사과, 멜론, 복숭아 등 싱그러운 과일과 산뜻한 재스민 향이 어우러진다. 오직 오드리 헵번만 사용할 수 있었던 향수로 1996년이 되어서야 판매되기 시작됐다고. 안젤리나 졸리가 선택한 몽 겔랑 로즈는 우아하고 성숙한 샌달우드와 불가리언 로즈 향으로 엄마 화장대를 기웃거리던 소녀가 잘 자란 숙녀가 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겔랑 파우더가 놓여 있던 안젤리나의 엄마에 대한 기억 덕분에 브랜드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향수 제조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브랜드의 책임의식을 인상 깊게 여겨 2017년 향수 판매수익금의 전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행보를 보였다.

샬리마르 오 드 퍼퓸, 50ml 15만2천원, Guerlain

구찌 블룸 네타레 디 피오리, 100ml 20만1천원, Gucci.

THE ARTISTS FRIDA KAHLO / PETRA COLLINS 프리다 칼로는 ‘자화상’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통해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페트라 콜린스 역시 젊은 여성들의 포트레이트를 통해 정체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나몬에서 추출한 쿠마린과 바닐라 향이 특징인 겔랑의 샬리마르를 즐겨 사용한 프리다 칼로. 1920년대의 대표적인 오리엔탈 향수로 그녀의 패션 스타일과도 어우러진다. 향수 분류학자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는 “이 향수의 노트는 정말 상징적이죠. 오늘날의 조향사들조차 샬리마르 같은 향수를 다시 만들고 싶어 하니까요”라고 말할 정도로 매력적인 향수로 꼽힌다. 한편 페트라가 선택한 향수는 구찌 블룸 네타레 디 피오리. 페일 핑크 보틀에 담긴 장미와 오스만투스의 플로럴 향은 샬리마르를 이을 차세대 아이코닉 향으로 급부상 중이다. 프리다에서 페트라로 이어지는 페미니즘 아티스트 정신의 계승과 견줄 만하다.

플러리시모, 75ml 36만8천원, Creed.

젤소미노 노빌레 오 드 퍼퓸, 100ml 24만원, Acqua Di Parma.

THE MUSICIANS MADONNA / IU 화려하고 낭만적인 80년대의 팝 아이콘, 마돈나. 1984년 MTV 시상식에서 짙은 화장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대 바닥을 뒹구는 파격적인 모습만 봐서는 당당하고 섹슈얼한 향을 선호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녀가 즐기는 향수는 붓꽃과 베이비파우더 향이 감도는 크리드의 플러리시모라고 전해진다. 그레이스 켈리와의 결혼식을 위해 모나코 레이니에 공이 주문 제작해 유명해진 향수다. 시대와 장르는 달라도 K팝의 아이콘인 아이유. 우연일까? 그녀 역시 부드럽고 차분한 화이트 플로럴 향수인 아쿠아 디 파르마의 젤소미노 노빌레를 사용한다.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재스민 향처럼 목소리로 힐링시켜 주는 아이유와 닮은 제품. 평소 같은 향의 보디 크림을 함께 바르며, 좀 더 달콤한 플로럴 향의 매그놀리아 노빌레도 그녀의 ‘최애’ 향수다.

깰끄 플뢰르 르 오리지날, 100ml 185유로(국내 미출시), Houbigant Paris.

우드 세이지 앤 씨 쏠트 코롱, 100ml 18만6천원, Jo malone london.

THE ROYALS DIANA, PRINCESS OF WALES / MEGHAN, DUCHESS OF SUSSEX 1981년 찰스 황태자와의 결혼식에서 다이애나 빈이 왕실의 전통에 따라 사용한 향수는 우비강(Houbigant)의 역작, 깰끄 플뢰르 르 오리지날. 우비강은 1838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공식 조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기 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우비강의 향수를 세 병이나 뿌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최근 왕실 가족의 일원이 된 메건 마클은 결혼식에서 기존 관례를 따르는 대신 영국의 대표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의 클래식한 우드 세이지 앤 씨 쏠트를 뿌렸다. 21가지 이상의 향이 담긴 다이애나 빈의 화려함과는 대조되는 소박함이지만, 영국 브랜드에 대한 그녀의 애정 어린 선택은 21세기형 왕자비의 우아함과 건강한 사고를 보여준다.

에디터 김지혜

사진 전성곤, GETTYIMAGESKOREA, IMAXtree.com, joongang photo

디자인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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