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학대치사 위탁모에 양형기준 2배, 징역 17년 선고..왜(종합)

권혁준 기자,권구용 기자 2019. 4. 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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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5개월 된 아기를 때리거나 밥을 굶기는 학대를 일삼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위탁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26일 오전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39)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방지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김씨는 문양 외에도 2명의 아기를 더 학대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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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양형기준 6~10년, 국민 법 감정 미치지 못해"
유가족 눈물.."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 News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권구용 기자 = 생후 15개월 된 아기를 때리거나 밥을 굶기는 학대를 일삼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위탁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26일 오전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39)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방지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2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영유아들로 신체적, 정신적 방어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부모들의 신뢰를 무참히 짓밟았고 자신의 학대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엽기적인 행위에 더해 고문에 가까운 학대와 방치로 한 생명을 앗아갔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법정에서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을 반복하고 있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면서 "아직까지 피해자 가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했으며 이 사건과 관계없는 일반 시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줬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특히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 양형기준(징역 6~10년)을 넘어선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양형기준은 국민의 법감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참혹한 비극이 벌어져선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선고가 이뤄지는 내내 눈물을 흘리며 재판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생각보다 많은 형량이 나온 부분에 안도했다.

문양의 고모 A씨는 "이렇게 많이 (형량을) 줄 줄은 몰랐다"면서도 "재판부 설명에 비해선 적게 나온 것 같다.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생후 15개월 된 여아 문양에게 열흘간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는가 하면, 주먹과 발을 이용해 수시로 구타한 뒤 문양이 뇌출혈로 경련을 하는 상태로 32시간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눈 초점이 맞지 않고 발이 오그라드는 이상증세를 보이다가 뇌사상태에 빠진 문양은 지난해 10월23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주 뒤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원의 부검에서 문양의 사인은 구타당한 아기증후군, 저산소성 뇌손상,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인한 '미만성 축삭손상'으로 밝혀졌다. 미만성 축삭손상은 외상성 뇌 부상의 가장 심각한 상태로, 주로 자동차 사고나 낙상, 폭력으로 인해 발생한다.

김씨는 문양 외에도 2명의 아기를 더 학대한 혐의도 있다.

그는 2016년 3월 당시 18개월이던 B군을 돌보면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밑으로 밀어넣어 얼굴과 목, 가슴에 2도 화상을 입게 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생후 6개월 C양의 코와 입을 10초간 틀어막고, 욕조물에 전신을 빠뜨린 채 5초간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등 3차례에 걸쳐 학대했다.

검찰 조사결과, 남편과 별거 중이던 김씨는 주말에 자신의 집에서 양육하는 조건으로 아기들을 양육해 생활비를 조달해왔다. 하지만 보호자들이 양육비를 제때 주지 않고 연락도 안 되자 아기들에게 분풀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 최후변론에서 "어려운 가정에서 살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하고 힘에 부쳤다"면서 "제가 저지른 과오는 죽어 마땅하고 두 손 모아 빌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피해자 가족에게 엎드려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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