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3040세대 A형 간염 극성..백신 접종·항체보유율 낮은 탓

서진우 2019. 4. 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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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73% 3040세대에 몰려
19세이하 2%, 50세↑ 12%
70년이후 출생자 접종 필요
손씻기 등 위생관리도 중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A형 간염 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30·40대 예방접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A형 간염 신고건수는 3597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발병이 가장 많았던 2016년 한 해 동안 발생한 4679건에 근접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060건으로 가장 많고 대전 615건, 서울 570건 등 순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벌써 1600건 넘는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방역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연령대로 보면 30~39세가 1346건으로 가장 많고 40~49세도 1265건을 기록하는 등 3040세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72.6%에 달하고 있다. 19세 이하 2%, 50세 이상 11.9%와 비교해 유독 높다.

1997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A형 간염 백신 예방접종이 의무화됐기 때문에 현재 22세 이하에선 A형 간염 발생률이 낮다. 20~29세 발병률도 13.5%에 그친다.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50세 이상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더라도 과거 위생 상태가 나쁜 어린 시절에 A형 간염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면서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3040세대의 A형 간염 발병 비율이 높은 것은 백신접종 의무화 세대가 아닌 데다 A형 간염 항체 보유율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질본 관계자는 "과거 1960년대엔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앓고 지나갔지만 위생 상태가 개선된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경우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6세 미만 소아는 A형 간염에 걸려도 70%가 증상이 없고 10% 정도에서만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착색되는 황달 현상이 발생하지만 30·40대에 A형 간염에 걸리면 70% 이상 황달이 나타나는 등 증상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과거 A형 간염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거나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30·40대는 지금이라도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는 게 질본 관계자의 설명이다. 질본은 "만 40세 미만에서는 검사 없이 곧장 백신을 접종하고 40세 이상은 백신 투여 전 검사를 통해 항체가 없는 경우에 한해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생후 12~23개월 소아의 경우 근육주사로 삼각근에 1차로 접종하고 6~18개월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하게 된다. 성인은 6~18개월 간격으로 2회 근육주사를 맞으면 된다. 질본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백신의 방어항체 양성률은 2차 접종 후 거의 100%에 달하기 때문에 접종 후 항체 검사는 따로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형태에 따라 A·B·C형으로 구분되는 간염은 형태에 따라 발병 진행 상황이 다르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걸리면 6개월 이상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감염됐다면 꼭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A형 간염에 걸리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대부분 자연 회복되고 만성간염으로도 진행되지 않아 치료제가 별도로 없다. 하지만 A형 간염에 걸린 성인의 경우 황달 등 증세가 심해지면 전격성 간염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5~50일 잠복기(평균 28일)를 거쳐 발병하며 보통 심한 피로감이나 식욕 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 증상과 황달을 동반한다. 잠복기가 긴 편이어서 현재 A형 간염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도 불분명하다.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C형 간염과 달리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때 감염된다. 또 감염 환자 분변 등으로 오염된 환자 신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A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 못지않게 평소 손 씻기와 음식 익혀 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질본 관계자는 "용변 후는 물론 음식을 만지거나 환자나 아이를 돌볼 때에는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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