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制, 일본 사회 뒤틀린 역사인식 만든다"

김광태 2019. 4. 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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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제는 역사 인식 차원에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인 신분제의 폐지라는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는 제도입니다."

다카하시 교수는 천황제에 대해 "우선 역사인식의 문제다. 아키히토(明仁) 천황이 '리버럴(liberal·진보적)'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쇼와(昭和)천황의 전쟁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은 결국 할 수 없었다"라며 "일본 사회의 뒤틀린 역사 인식이 천황제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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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보학자 다카하시 데쓰야 밝혀
"천황 직속 조선총독부 통해 식민지배
연호제는 '천황의 시간 지배' 의미
아베정권 역사인식땐 한일관계 어려워"

"천황제는 역사 인식 차원에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인 신분제의 폐지라는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는 제도입니다."

일본 진보 진영의 행동파 학자인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대학원(철학) 교수(高橋哲哉·62·사진)는 지난 22일 도쿄(東京) 메구로(目黑)의 도쿄대 고마바(駒場) 캠퍼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사상, 정치철학 등을 탐구한 다카하시 교수는 평화주의를 연구해 온 일본의 대표적인 학자 중 한명이다. 일본 내 역사 수정주의·전후 책임론 논쟁에서 진보 논객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전후 책임론'(1999년), '역사/수정주의'(2001년), '국가와 희생'(2005년), '야스쿠니 문제'(2005년), '국가와 희생'(2008년), '후쿠시마 이후의 삶'(2013년),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2013년) 등의 저서가 있으며, 이들은 한국에서도 번역 출판됐다.

다카하시 교수는 이날 "'천황(天皇)제'는 '만세일계(萬世一系)'라는 학문적인 근거가 없는 신화가 포함된 제도"라며 "천황(일왕)의 전쟁 책임에 대한 지적은 일본 내에서 터부시되고 있지만, 식민지 지배와 강제 동원 등이 천황 직속이었던 조선총독을 통해 행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새 연호를 놓고 일본사회가 축제 분위기를 보이는 데 대해 "천황에 의해 시간이 지배되는 것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천황제에 대해 "우선 역사인식의 문제다. 아키히토(明仁) 천황이 '리버럴(liberal·진보적)'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쇼와(昭和)천황의 전쟁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은 결국 할 수 없었다"라며 "일본 사회의 뒤틀린 역사 인식이 천황제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황제에는 황족(皇族)의 인권을 제한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천황제를 역사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지적인 노력, 즉 교육과 공부가 필요한데, 일본의 학교에서는 그런 비판적인 시각을 가르치지 않고 있고, 일본 사회에서는 그런 인식을 공유할 장소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일본 사회에서 천황제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일왕이 된 후에도 현재의 일왕처럼 전몰자 위령 등의 활동을 이어갈 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 교수는 "새 천황은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키히토 천황과 같은 생각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며 "한편으로는 새 천황이 적극적으로 발언한다면 이는 헌법 위반이 된다는 헌법상의 논의도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발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카하시 교수는 또 레이와 시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선, 아베 정권과 같은 역사인식이 계속되는 한, 한일 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특히 중요한 것은 남북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일 텐데, 아베 정권은 남북 관계도, 북미 관계도 잘 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 전쟁종결과 비핵화를 지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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