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이 불어도 간다..'한국당 해산' 동의 140만명 돌파
[경향신문]
5월의 시작을 1분 앞두고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14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136만명이었던 청원 인원이 2시간여만에 4만명의 추가 동의를 받으며 오후 11시59분 14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전체 추천수 TOP 5 안에는 더불어민주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원도 올라왔지만 19만여명의 동의에 그쳐 7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게시된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의 동의 기세가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역대 최다 추천 청원이었던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심신미약 감형 반대(119만여명)’도 여유 있게 넘어섰다.
‘청원 동의’ 속도가 급속히 상승하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베트남을 통한 국민청원 홈페이지 트래픽이 14%에 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청와대는 ‘국민청원 관련 알려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청와대 국민청원 방문자가 급증한 4월29일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을 지역별로 분류한 결과, 97%가 국내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의혹이 제기된 베트남은 0.17% 수준으로 미국, 일본보다 낮았다.
다만, 베트남에서의 접속은 3월 전체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 중 3.55%를 차지하며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부분 3월 14, 15일 이틀간 집중된 것으로 베트남 언론 최소 3개 매체에서 가수 승리의 스캔들, 장자연씨 사건 등을 보도했고 청와대 청원 링크를 연결해 소개했다”며 “3월에 베트남에서 유입된 전체 트래픽의 89.83%는 장자연씨 관련 청원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해명에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상 트래픽의 데이터를 검증하자는 취지로 요구한 정보공개가 타 정당의 정치인에게 변질되어 인용돼 ‘청원에 동의한 100만명 중 14만명이 베트남’과 같은 관련없는 이야기로 번진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를 내가 유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내가 싫어하는 이야기이면 가짜뉴스’가 아니라면 도대체 내가 말한 거 중에 어떤 문구가 가짜뉴스인지를 짚어줬으면 한다”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여전히 청와대 청원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청원이 유의미한 정치적 주장의 공간이 되려면 인증 방식이 지금과 같은 중복 계정이 허용되는 SNS계정방식이 아니어야 하고, 청원링크가 유포되는 경로가 과학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며 “청와대 청원이 과연 정치적 약자의 주장을 담아내고 어두운 곳을 비추는 도구로 순기능을 하고 있는지, 사회갈등을 양산하는 상호 세 과시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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