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새 일왕 "세계평화 희망"..'호헌' 언급은 없어

2019. 5. 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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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대표들 만나는 자리서 첫 즉위 소감 표명
아베 총리 "일본의 빛나는 미래, 만들겠다는 결의"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제126대 나루히토(德仁·59) 새 일왕은 1일 "(일본)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면서 즉위 후 첫 소감(오코토바·お言葉)으로 세계평화를 언급했다.

그러나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에 대한 수호 의지는 밝히지 않아 주목된다.

즉위 후 첫 소감 밝히는 나루히토 일왕 (도쿄 교도=연합뉴스)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1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 고쿄(皇居) 규덴(宮殿) 내의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열린 즉위 행사의 하나인 '조현 의식'(朝見の儀)'에서 마사코 왕비가 지켜보는 가운데 첫 소감을 밝히고 있다.

태평양전쟁 종전 후인 1946년 11월 공포된 현행 일본 헌법(9조1, 2항)은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육해공군과 그 밖의 전력을 갖지 않는다고 명기해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현 일본 정부와 여당은 '정상국가화'를 내세우며 전력으로서의 자위대 조항을 넣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대신(장관)과 지방단체장 등 국민대표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밝힌 즉위 소감을 통해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과 역대 일왕들의 행보를 생각하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서약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날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이 1989년 1월 9일 즉위 후 첫 소감으로 "여러분과 함께 헌법을 지키고 평화와 복지 증진을 희망한다"며 헌법 수호의 메시지를 던진 것과는 비교되는 것이다.

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 후 첫 언급은 "헌법 지킬 것" (도쿄=연합뉴스) 나루히토 새 일왕은 1일 "(일본)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면서 즉위 후 첫 소감으로 세계평화를 언급했다. 그러나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에 대한 수호 의지는 밝히지 않아 주목된다. 사진은 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 후 첫 언급 내용을 전하는 당시 아사히신문 지면.

아베 총리는 이날 국민대표로 한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덴노 헤이카(天皇陛下·나루히토 새 일왕을 지칭)를 국가 및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 넘치고, 자부심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그리고)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모으는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고 자라는 (레이와)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조현 의식'(朝見の儀)'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10분부터 10분가량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쿄 지요다구 고쿄(皇居) 내의 규덴(宮殿)에서 열렸다.

즉위 의식 치르는 나루히토 일왕 (도쿄 교도=연합뉴스)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1일 도쿄 지요다구 고쿄(皇居) 내 규덴(宮殿) 마쓰노마에서 즉위 의식인 '겐지토 쇼케이노 기'(劍璽等承繼の儀)를 치르고 있다.

이에 앞서 '레이와'(令和)를 연호로 선택한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겐지토 쇼케이노 기'(剣璽等承継の儀)로 불리는 첫 즉위 행사를 치렀다.

약 10분간 진행된 이 의식은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구슬 등 이른바 '삼종신기'(三種の神器)로 불리는 일본 왕가 상징물 중 일부를 새 일왕이 넘겨받는 행사다.

이 가운데 굽은구슬만 원래 물건이고 검(劍)은 대체품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검은 나고야시의 아쓰타(熱田)신궁에, 이날 의식에 등장하지 않은 거울은 미에(三重)현의 이세(伊勢)신궁에 보관돼 있다.

이 의식에는 나루히토 새 일왕 동생으로 이날부터 왕세제가 된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53), 작은 할아버지인 히타치노미야(常陸宮) 마사히토(正仁·83·왕위계승 서열 3위) 등 왕위계승권이 있는 성년 남자만 참석했고, 여성 왕족은 배제됐다.

후미히토의 아들이자 왕위계승 서열 2위가 된 히사히토(悠仁·13)는 미성년이어서 불참했다.

여성 왕족 참여가 배제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른바 '여성 덴노(天皇)제' 도입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보수 정부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일본 왕실전범은 남자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즉위 후 첫 일반 국민의 축하 인사를 받는 '잇판산가'(一般參賀) 행사를 오는 4일 치르고, 8일에는 고쿄(皇居) 내 신전 3곳인 규추산덴(宮中三殿)을 참배한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 10월 22일 새 일왕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피로(披露) 의식을 열고, 이날부터 10월 31일까지 대규모 축하 향연을 4차례에 걸쳐 마련한다.

아베 총리 부부가 주재하는 축하 만찬 행사는 10월 23일 5성급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별도로 열린다.

10월 22일 도쿄 도심(고쿄~아카사카)에서는 새 일왕 부부의 카퍼레이드 행사가 펼쳐진다.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 관련 의식은 올 11월 14∼15일 일본 전통종교인 신도(神道) 성격의 추수 감사 의식인 '다이조사이'(大嘗祭)를 올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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