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임박했나

한상희 기자 2019. 5. 2. 15: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이후,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과이도 의장이 중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군사봉기를 시도해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이도 군사봉기 시도..20대 여성, 정부군 총격에 사망
외신들 "마두로 쉽게 안 물러설 듯"..美 군사개입카드 '주목'
유혈사태로 번진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지난 1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이후,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과이도 의장이 중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군사봉기를 시도해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선언하고 "수백만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이미 거리로 나섰다"며 지지자들에게 역사상 '가장 큰 행진'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이에 지난달 30일 벌어진 시위에서는 장갑차와 최루탄을 앞세운 경찰과 화염병·돌을 던지는 시민들 사이의 거센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정부군의 장갑차가 시위 참가자를 그대로 깔고 지나가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체포된 사람만 150명에 달한다.

수십만명이 운집한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에 접어들자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이번 시위로 최소 1명이 숨지고 46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로 알려진 20대 여성은 정부군이 발포한 총에 맞아 숨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고무총와 실탄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된 시민과 군인들도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 진압 과정 중 고무총에 맞은 기자 1명 이상도 부상을 입었다.

과이도 의장이 배수진을 치고 나섰지만 사태 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미국과 러시아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돈줄인 석유에까지 제재를 가했는데도 마두로가 버티는 이유는 러시아가 만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이 무조건 과이도의 편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수개월간 이어지는 정국 혼란에 초반엔 과이도를 지지했던 국민들도 서서히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이도의 총파업 요구에 한 중소기업 대표는 "국민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는데 정치권이 권력 싸움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카라카스에 있는 로이터통신 기자들도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집으로 돌아갔다"며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변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과이도는 '많은 군인들이 시위에 합류하고 있다'는 전날의 발표를 뒤집고 정부군에서 이탈한 세력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개입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추가 옵션'(additional steps)에 대해 논의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처럼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에 주력하는 건 베네수엘라와 함께 '반미 사회주의 국가'로 꼽히는 쿠바에 친미 정권을 수립하려는 큰 그림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쿠바군이 마두로를 계속 지원할 경우 "완전한 엠바고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