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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公이 대주주인 물류社, 北 불법환적 의심 선박에 유류 100여차례 64만t 선적"

원선우 기자 입력 2019. 05. 07. 03:04 수정 2019. 05. 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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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제재 대상 알고도 선적 의혹"
해당업체 "의뢰 받고 대행했을 뿐.. 우린 피해자, 책임은 정부에 있어"

한국석유공사가 1대 주주인 국내 석유 물류 기업 '오일허브코리아(OKYC)'가 2017~2018년 여수항에서 국내·외 선박에 실어준 유류의 상당 부분이 공해상에서 지속적으로 북한 선박에 불법 환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정부는 해운업체들에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하던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OKYC가 의심 선박에 유류를 선적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에 대해 OKYC는 "유류를 구입한 화물주 의뢰에 따라 유류 적재를 대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김기선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 여수에 본사가 있는 OKYC는 유엔 결의안 2375호가 시행된 2017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대북 제재 위반 의심 선박 6척에 유류를 공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등 정부 당국이 해운·정유업계에 대북 제재 위반 '경고'를 계속하던 시기였다.

OKYC는 이 기간 6척에 100여 차례 유류 64만여t을 적재했다. 이 배들 중엔 최근 대북 불법 유류 환적 혐의로 해경 조사를 받았던 한국 국적의 '피 파이오니어호' '루니스호'도 있었다. 피 파이오니어호는 지난해 9월 혐의가 드러나 선장 등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루니스호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제재 의심 리스트'에 올라 있다.

야당에선 대북 유류 공급 제한과 공해상 환적 금지를 명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2375호(2017년 9월 11일)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의성' 여부에 따라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에 OKYC뿐 아니라 석유공사도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피 파이오니어호는 2017년 9월 중하순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유조선 '금은산호' '유선호'에 각각 1820t, 2500t 등 유류 4320t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배는 2017년 9월 11일 여수 OKYC로부터 유류 6720t을 받은 뒤 베트남으로 출항했다. 김 의원은 "결국 OKYC가 선적한 유류가 북한 선박에 환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OKYC는 이 배에 지난해 8월까지 12만5000여t(19차례) 유류를 실었다. 화물주는 싱가포르 T사, 중국 P사였다. OKYC는 올 2월까지 루니스호에도 유류 16만5000여t(27차례)을 실었다. 하지만 2017년 12월~작년 3월 루니스호가 적재한 유류를 수령한 '구매자 내역'이 '알 수 없음'으로 나와 있다. OKYC 역시 "구매자 상세 내역이 불명이며, 일부 불법이 의심된다"고 했다. OKYC는 또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국내에 억류돼 있는 '빌리언스 18호' '코야호' '코티호'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에도 유류를 실었다.

업계에선 '정부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안보리 결의 2375호 시행 직후부터 업계에 대북 제재와 관련한 '계도 공문'을 수차례 배포했다. 그러나 금은산호 등 대북 제재 선박 목록을 배포한 시기는 지난해 가을 이후다. 피 파이오니어호 등이 이미 수사를 받고 있던 때다.

OKYC는 "정부가 대북 제재 선박을 미리 적시했다면 우리가 적재 대행을 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책임은 정부에 있고 화물주 의뢰에 따라 유류 적재를 대행한 우리는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OKYC는 한국석유공사 출자 회사로, 전체 지분의 29%를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전·현직 사장 전원을 석유공사가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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