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콜로라도 학교총격, 유일한 희생자가 온몸 던져 급우들 살려"(종합)

2019. 5. 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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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은 18세 남학생과 미성년자 여학생..다른 학생 2~3명도 막아서
"엄마, 저기 총을 쏘고 있어요"..20년만에 재연된 컬럼바인 악몽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에서 학교 총격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컬럼바인' 참사의 20년전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오후(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의 스템스쿨에서 두 명의 총격범이 교실에서 총을 쏴 학생 한 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얼마나 놀랬니?'…美 콜로라도 학교서 총격 발생 (덴버[미 콜로라도주]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 스템스쿨 총격 사건 현장을 벗어난 한 어린이가 경찰의 인도를 받으며 울고 있다. bulls@yna.co.kr

스템스쿨은 유치원생부터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생까지 1천850여 명이 다니는 차터스쿨(자율형 공립교)이다. 스템(STEM)은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의 알파벳 머릿자를 딴 이름이다. 다친 학생은 모두 총상을 입은 것이며, 전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부상자는 모두 15세 이상이다.

백악관까지 애도 성명을 내게 한 이번 사건으로 콜로라도주는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컬럼바인 고교에서 학생 2명이 교정에서 총탄 900여 발을 난사해 13명의 목숨을 잃게 한 컬럼바인 참사 20주기가 막 지난 시점에서 다시 끔찍한 학교 총격이 재연됐다. 스템스쿨은 컬럼바인 고교에서 불과 8㎞ 떨어진 곳에 있다.

전날 총격 상황에 대한 증언이 잇달아 나왔다.

한 학부모는 "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엄마, 저기 누군가 총을 쏘고 있어요'라며 떨고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면서 "우리에게 컬럼바인의 모든 것이 현실이 돼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자칫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참사를 막은 영웅은 이번 사건의 유일한 희생자인 이 학교 12학년생 켄드릭 카스티요(18)였다. 전날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됐다.

카스티요의 '살신성인'을 전하는 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카스티요는 졸업을 사흘 앞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바카라USA라는 제조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회사 대표는 "매우 성실한 학생이었다"라고 기억했다.

토니 스펄록 더글러스카운티 경찰국장은 "카스티요가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여러 명의 생명을 구했다"라고 말했다.

미국 콜로라도 학교 총격 현장 [AP=연합뉴스]
콜로라도 학교 총격으로 유일하게 희생된 켄드릭 카스티요 [AP= 연합뉴스]

영국문학반에서 카스티요와 함께 수업을 들은 동급생 누이 지아솔리는 NBC방송에 "급우였던 총격범이 늦게 들어와서는 아무말 하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고는 총을 쐈다"면서 "그 순간 카스티요가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라고 증언했다.

지아솔리는 "카스티요가 가슴에 총을 맞은 것 같았다. 그가 달려든 덕분에 다른 친구들은 책상 밑으로 숨어들어가 몸을 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카스티요의 부모는 CNN에 "언제나 이타적이 돼라고 가르쳤던 아이였다. 항상 남을 도와주려던 아이였다"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총격 목격 학생 중 한 명인 브렌던 비얼리도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 비얼리는 이 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입대할 계획이라고 가족이 전했다.

비얼리의 부모는 뉴욕타임스(NYT)에 "총격범이 교실에 들어와서는 기타 가방에서 총을 꺼내 들고 쏘기 시작했다"면서 "그때 학생 2~3명이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 한 명이 가슴에 총을 맞았다"라고 전했다.

부상한 학생의 부모인 페르난도 몬토야는 현지 KMGH 방송에 "아들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교실에서 어떤 자가 무기를 갖고 아무렇지도 않게 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스템스쿨에는 학교 지원 경찰관이 상주하지 않았다. 대신 사설 보안요원이 있었는데 이 요원이 공격을 멈추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CNN이 보안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보안요원이 총을 뽑아 들고 용의자를 제압했으며, 이 요원이 없었으면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총을 쏘지 않고 총격범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컬럼바인 고교 참사 당시에는 첫 총격 이후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47분이 걸린 반면 스템스쿨에는 2분 만에 경찰관이 출동했다. 이 학교는 더글러스카운티 경찰서에서 가깝다.

총격범 중 한 명의 신원은 데번 에릭슨(18)이라는 남학생으로 밝혀졌다. 에릭슨은 이날 오후 법원에 출석한다.

또 한 명은 미성년자인 여학생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더글러스카운티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는 용의자가 둘 다 남자이며 한 명은 성년, 한 명은 미성년자라고 했는데 바로 잡는다"라고 말했다.

스템스쿨은 이번 주말까지 학교를 폐쇄할 계획이다. 학교 주변에는 위기관리센터가 설치됐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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