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에 '외국인' 쓰겠다는 도쿄전력

이동준 2019. 5. 1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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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은 일본 정부가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도입한 '특정기능 재류자격 보유자 제도'를 후쿠시마 제 1원전 폐로 작업에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8일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지난달 28일 폐로 작업 등에 관계하는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진행한 설명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현장 작업에 특정기능 재류자격을 보유한 외국인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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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절반 피폭된 작업자만 763명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 1원전 2호기 모습.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가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도입한 ‘특정기능 재류자격 보유자 제도’를 후쿠시마 제 1원전 폐로 작업에 적용하기로 했다. 재류자격 보유자는 취업비자를 가진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부처는 도쿄전력 움직임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제 1원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인한 냉각장치 고장으로 원자로 3기의 ‘노심용융(멜트다운)’에 따른 수소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현재 전체 발전소의 폐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지난달 28일 폐로 작업 등에 관계하는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진행한 설명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현장 작업에 특정기능 재류자격을 보유한 외국인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특정기능 재류자격자는 건설, 산업기계 제조업, 전기·전자 정보 관련 산업, 자동차 정비, 빌딩 청소, 외식업 등에 종사할 수 있는데,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이 '건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정기능 재류자격자를 활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계 부처는 도쿄전력의 야심 찬 계획과 달리 엇갈린 반응을 내고 있다. 먼저 일본 법무성 야마시타 타카시 법무 장관은 “기능실습생 자격의 외국인력에 대해선 기능실습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외국인 근로자는 제염 작업에서 제외된다”고 잘라 말했다.
 
출입국 체류 관리청 관계자는 “새로운 제도는 원전 부지에서 작업해 ‘불가’라는 입장은 아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폐로 작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 외국인 수용을 심사하는 국도교통성 측도 “지금 단계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폐로 작업을 포함해도 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후생 노동성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의 원전 폐로 작업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도쿄전력과 온도차를 드러냈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제도의 적절한 운용을 포함한 필요한 지도를 실시하겠다”고 말하는 것에 그쳤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폐로 작업이 진행되는 제1원전 구내에서는 하루 평균 4000여 명이 작업에 동원된다. 작업 구역 대부분은 방사선 관리 지역 이어서 일정 피폭 기준을 초과하면 더는 일을 할 수 없다. 이에 도쿄전력은 향후 수십년간 진행되는 폐로 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고자 외국 인력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법무성에 문의한 결과 새로운 특정기능 재류자격자는 작업 요원으로 쓸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일본인이 일하는 곳에서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각 부처에서 긍정적 반응은 드러내지 않아 재류자격 보유자 제도를 둘러싼 이견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아카시 준이치 츠쿠바대 교수는 “‘새로운 제도(특정기능 재류자격 보유자 제도)’와 관련한 개념이 서기도 전에 방사선 피폭이 우려되는 원전 폐로 작업이 논란이 된 건 국제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춘다”며 “외국인 근로자가 원전 작업을 희망하더라도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일본인보다 신중한 동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선 관리 구역에서 일한 근로자가 1만 1109명이며, 이 기간에 763명이 10~20밀리시버트(mSv), 888명이 5~10mSv의 피폭량을 기록했다. 일본에선 원전 노동자의 피폭 선량 한도를 연간 50mSv, 5년간 100mSv로 정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산케이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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