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켜진줄도 모르고.. "관료들이 문제야"

김동하 기자 2019. 5.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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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與원내대표·김수현 靑정책실장 회의 전 '사적 대화' 노출
"잠깐 틈 주면 엉뚱한 짓들" "2주년 아니고 4주년 같아요, 정부가"
이인영(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관료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관료 사회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는 취재를 위해 두 사람의 자리에 놓인 방송사 마이크에 녹음돼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가 열렸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출범 6주년 기념을 겸해 민생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의 시작 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둘은 대화를 이어갔다.

이 원내대표가 먼저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라고 말했다. 이에 김 실장은 "그건 해주세요.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5년 가운데 이날로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부 관료들은 마치 4년이 지난 것처럼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두 사람은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가 "단적으로 김현미 장관 그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해…"라고 하자, 김 실장은 곧바로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라고 답했다. 지난 3월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됐지만, 최 후보자가 '다주택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국토부 수장이 사실상 한 달간 공백 기간이 생긴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현미 장관이 다시 복귀해 직무를 수행 중이다. '버스 사태' 발언은 버스 총파업이 예고되는 상황까지 올 동안 국토교통부 관료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소속 버스노조는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추진 중이다. 쟁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 전국 규모의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잠깐만 틈을 주면 (관료들은) 엉뚱한 짓들을 한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뒤늦게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을 깨닫고 대화를 중단했다. 김 실장은 "이거 (녹음) 될 것 같은데, 들릴 것 같은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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