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매물 아시아나, 인수 망설이는 속내는..

우경희 기자 2019. 5.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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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요? 가장 걱정되는 건 '특혜 논란'일 겁니다."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을 놓고 재계가 잇따라 고개를 젓고 있다.

인수 자금도 부담이지만 핵심은 대표적 허가산업인 항공사 인수에 뒤따를 특혜 논란이다.

범 인수 후보군에 속한 한 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대한항공과 더불어 국내에 두 개뿐인 대형 국적 항공사"라며 "누가 가져가더라도 특혜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인수과정을 거치고 천문학적 지출을 하고 나서도 '특혜를 입었다'며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난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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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2 국적 항공사 알짜매물에 모르쇠'..속내는 "특혜 손가락질 무서워"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2019.5.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돈이요? 가장 걱정되는 건 '특혜 논란'일 겁니다."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을 놓고 재계가 잇따라 고개를 젓고 있다. 인수 자금도 부담이지만 핵심은 대표적 허가산업인 항공사 인수에 뒤따를 특혜 논란이다. '재벌 특혜' 시비는 향후 경영 행보에도 족쇄가 될 수 있어 재계의 적극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한화 이어 롯데도 인수 부인…아시아나 미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화학공장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 인수 의사에 대해 "100% 없다"고 말했다. 물류와 호텔, 면세점 등을 보유해 시너지와 자금력 면에서 유력 후보로 분류됐던 롯데지만 신 회장 발언 수위를 감안할 때 후보군에서 스스로 발을 뺐다고 볼 수 있다.

롯데뿐 아니다. 한화는 그룹 핵심 관계자와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에어로스페이스 CEO(최고경영자)급 인사들이 연이어 "아시아나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고,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오는 15일 (주)한화 실적발표에도 재계 이목이 쏠리지만 다른 톤의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SK와 신세계, CJ 등 다른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더구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와 계열사 통합매각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의지는 충만하지만 자금력이 불확실한 애경그룹 등 중견기업의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구도만 놓고 보면 2대 국적항공사이자 알짜 매물인 아시아나가 미아가 될 판이다.

짐짓 발을 빼면서 제시하는 재계의 근거는 판박이다. 부실의 깊이가 가늠이 안된다는 점과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모호하다는 거다. 하지만 물밑에선 이미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주판알 튕기기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와 전문인력과 노선이 모두 확보된 국내 톱2 항공사다. 초반 자금수혈만 제대로 이뤄지면 수익을 내는데 문제가 없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열린 '재벌 특혜, 밀실야합 잘못된 대우조선매각 중단을 위한 거제시민 청와대 상경 투쟁 집회'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조합원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3.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재계 망설이게 하는 건 특혜 논란"=재계가 우려하는 리스크는 다른데 있다. 바로 특혜 논란이다. 범 인수 후보군에 속한 한 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대한항공과 더불어 국내에 두 개뿐인 대형 국적 항공사"라며 "누가 가져가더라도 특혜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론이 가장 민감한 게 '재벌'과 '특혜'의 결합이다. 정상적인 인수과정을 거치고 천문학적 지출을 하고 나서도 '특혜를 입었다'며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난감한 일이다.

삼성과 현대차가 이번 인수전에 후보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관심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해당 기업이나 정부가 특혜 시선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SK가 손사래를 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미 유공(SK에너지) 인수만으로도 특혜 꼬리표가 붙는다. 한화 역시 알고 보면 M&A(인수합병)로 커 왔다. SK 만큼은 아니지만 모양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SK의 하이닉스 인수는 모범사례 격이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진입 장벽이나 사이클 면에서 알짜로 꼽혔지만 인수전이 벌어졌던 2009~2012년 효성의 인수 무산과 STX 인수 논란 등이 이어져 SK그룹이 떠맡듯 껴안았다. 하이닉스가 지금 어떤 기업이 됐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기업과 기업의 거래인 M&A에 특혜 논란이 따라붙는다는 건 기업은 물론 정부가 그간의 '떼주고 떠안기는' 관행을 되풀이해왔다는 점에서 반성해야 할 문제다. 다만 정상적으로 돈을 쓰고 리스크를 감수하는데도 특혜 논란이 일어난다면 이 역시 아쉬운 일이다. 부실 덩어리 대우조선을 떠안은 현대중공업에도 특혜 논란이 나오는 판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를 놓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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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che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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