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관리·해고까지 AI직원이 '척척'..아마존·로레알 등 속속 도입

윤희은 2019. 5. 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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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볼티모어 물류센터 직원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AI가 직원의 채용과 관리, 해고까지 하는 시대가 왔다.

아마존, 로레알과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롯데·오리온그룹 등 국내 기업까지 'AI 인사담당자'가 확산되는 추세다.

아마존은 AI를 통해 직원 해고까지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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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적합한 인력 채용 효과
일각선 "판별 능력 떨어져" 우려

[ 윤희은 기자 ]

아마존 물류센터.


2017년 9월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볼티모어 물류센터 직원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아마존이 센터 직원 중 300명을 ‘생산성 미달’을 이유로 해고했다. 이들이 놀란 것은 해고 규모가 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해고 절차를 진행한 주체가 인공지능(AI)이었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었다.

아마존, AI가 직원 해고

AI가 직원의 채용과 관리, 해고까지 하는 시대가 왔다. 아마존, 로레알과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롯데·오리온그룹 등 국내 기업까지 ‘AI 인사담당자’가 확산되는 추세다. 아마존은 AI를 통해 직원 해고까지 결정했다. 해고 근거는 아마존의 직원 감시 컴퓨터 시스템의 분석 결과다. 이 시스템은 관리자의 특별한 명령 없이도 물류센터 직원의 업무 이탈 시간을 측정한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업무 현장을 떠나 있는 직원을 파악하면 자동으로 경고를 보낸다. 이 경고가 누적되면 해고 가능성이 커진다.

아마존 측은 “컴퓨터의 해고 결정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계의 판단에 따라 근로자의 해고 여부를 결정했다는 비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채용 분야에서 AI 활용은 이미 보편화됐다.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은 입사지원자의 1차 기본요건 검증과 2차 인터뷰에 AI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차 검증 과정에서 쓰이는 건 AI 챗봇 ‘마야’다. 마야는 지원자에게 경력 확인이나 비자 요건 등 기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화는 전용 웹사이트에서 문자를 주고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마야가 1차 검증을 끝낸 지원자는 2차 인터뷰로 넘어간다. 이때 대면하게 되는 AI는 ‘시드링크’다. 시드링크는 로레알의 기업 문화와 가치 등을 학습해 로레알에 최적화한 인사검증 알고리즘을 짠다. 지원자가 인터뷰 질문에 대답하면 시드링크는 해당 대답을 분석해 지원자가 로레알과 얼마나 어울리는지 평가한다.

로레알은 비용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채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야와 시드링크를 도입했다. 로레알 측은 “AI 면접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인턴십 채용 과정에서 200여 시간을 절감하고, 다양한 인력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AI 면접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공채부터 입사지원자 자기소개서를 AI로 분석하고 있다. 오리온그룹도 지난해 하반기 신입공채에 AI 면접을 도입했다.

‘100% 신뢰’는 아직 일러

아직 AI의 업무처리 능력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는 게 정보기술(IT)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모조품을 진품으로 착각하거나 마땅히 해야 하는 대답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허점이 많다. 지난 2월 일본 아마존은 자체 AI 모조품 검수 시스템에 의존했다가 가짜 명품백을 판매했다.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AI 모조품 검수 시스템은 판별 능력이 떨어져 사실상 무용지물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테마 체인 호텔 ‘이상한 호텔’은 AI 프런트 직원을 고용해 유명해졌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운영 로봇을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체크아웃과 체크인, 식사예약 등 기본적인 질문 이외에 다른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AI는 단순 계산이나 대조, 판별 등의 업무는 수행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본에서 진행한 ‘AI 로봇 도쿄대 합격시키기’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 로봇은 상위 20%에 달하는 수험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 이상의 성적은 내지 못했다. 수식이나 통계 등의 문제에선 높은 정답률을 보였지만 보다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사고가 필요한 문제엔 응답하지 못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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