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국회의원 "전쟁 안 하면 영토 못 찾아" 파문

도쿄|김진우 특파원 입력 2019.05.14. 11:02 수정 2019.05.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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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루야카 호타카 중의원 의원. 홈페이지 캡쳐

“전쟁을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일본 국회의원이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쟁을 하지 않으면 되찾을 방법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비자 교류 방문단의 일원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의 구나시리(國後)섬을 찾은 일본유신회 소속 마루야마 호타카(丸山穗高) 중의원 의원(35)은 11일 저녁 구나시리섬 ‘우호의 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섬 출신인 방문단 단장에게 “전쟁으로 이 섬을 되찾는 데 찬성이냐 반대하냐”고 큰 소리로 물었다.

“전쟁이라고요?”(단장)

“러시아가 혼란하고 있을 때 되찾는 것은 오케이입니까?”(마루야마)

“전쟁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아요.”(단장)

“네. 하지만 돌아오지 않아요.”(마루야마)

“전쟁을 해서는 안되요.”(단장)

“전쟁을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단장)

마루야마 의원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 그는 이후에도 큰 목소리로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규칙을 어기고 우호의 집 부지 바깥으로 나가려고도 했다고 한다.

방문단에선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무비자 교류 방문은 10~13일 진행됐으며, 쿠릴열도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상호 이해와 우호를 깊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마루야마 의원은 13일 밤 기자들에게 “이번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당할 수 있는 주량을 제어 못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 변명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마루야마 의원은 2015년말에도 도쿄 도내 술집에서 말다툼을 벌인 남성의 팔을 물었다. 당시 그는 당으로부터 엄중 주의를 받고, “공직에 있는 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사죄하면서 다시 술을 마시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3일 의원직 사퇴에 대해선 “당과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만 했다.

오사카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일본유신회는 집권 자민당보다 더 보수·우익 성향이 강한 정당으로 평가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평화헌법 개정에도 찬성하고 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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