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원전' 미련..선진국들도 돌아온다고?

이지선 2019. 5.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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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나라가 전기를 만들 때 쓰는 에너지 비중을 보면,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자연에서 얻고 고갈될 염려도 없는 순수재생에너지는 3.5%입니다.

OECD 35개 국가 중 34등입니다.

정부는 이 비중을 2040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의 첫 관문 격인 탈원전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오히려 선진국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과연 그런지, 이지선 기자가 세계 에너지 산업의 추세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석탄 발전은 9%, 원자력은 4% 줄었습니다.

이른바 '친원전'으로 분류되던 국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영국은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일본 기업들이 진행하던 원전 3기의 건설을 중단했습니다.

치솟는 비용에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영국 DW-TV/(지난 1월 17일 보도)] "총비용 추정치가 기존의 2배인 200억 파운드로 증가함에 따라 민간기업의 경제적 관점에서 원전 프로젝트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전 의존율이 무려 70%가 넘는 프랑스도 당초보다 목표시점은 늦췄지만 2035년까지 원전비중을 50%로 대폭 낮추기로 했습니다.

[염학기/에너지기술평가원 박사] "(원전 확대는) 중국, 인도처럼 개도국들 있지 않습니까? 인구가 많고 아직 전력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나라들이…"

전 세계가 새로 짓는 발전소들을 살펴보면, 신규 발전 설비의 70%는 재생에너지에 집중될 예정이고 원전은 9%에 불과합니다.

◀ 앵커 ▶

탈원전이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하더라도 그 대안이 재생에너지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같은 환경에서 재생에너지는 효율이 떨어지고 전기 요금 인상만 불러올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치않습니다.

이지선, 이재민 두 기자가 재생에너지의 장단점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곳은 전남 영광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풍력 단지입니다.

육상과 해상풍력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요.

농지부터 갯벌까지 총 66개의 발전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곳은 전남 영광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풍력 단지입니다.

육상과 해상풍력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요.

농지부터 갯벌까지 총 66개의 발전기가 돌고 있습니다.

여긴 전북 군산에 있는 수상 태양광 발전단지입니다.

가로 1m 세로 1.6m 태양광 패널 5만여 개가 하늘 아래 광활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 발전 부지는?

(발전기가 논밭 한가운데 있네요? 농사와 발전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요.) "평균 풍속이 초속 6m 이상인 곳이면 발전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바다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으면 부지 확보에 도움이 되겠어요.) "땅이든 물 위든 평평한 곳이면 다 설치가 되니까 장소 제약은 확실이 적죠."

실제 태양광 발전은 가장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데요.

1기가와트급 발전설비 기준으로 풍력은 원전 부지의 6배, 태양광은 22배의 면적이 필요합니다.

# 환경 영향은?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소음이 적네요?) "보통 풍속 8m가 넘어가면 소음 문제가 생기는데, 주거지와 400m만 떨어져도 생활소음 이하로 내려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숲에 있는 나무를 베면서까지 태양광을 설치하면 안 되니까, 요즘은 그러지 못하게 제한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최대한 환경훼손 줄이려고 염전이나 저수지, 건물 옥상 같은 유휴부지 활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 발전 단가는?

(사실 제일 궁금한 건 발전단가거든요. 재생에너지가 다 좋은데 비싸다는 게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고 있잖아요?) "1메가 와트시 당 풍력은 12만 4천 원 정도인데요, 원자력은 6만 6천 원이거든요. 2배 정도 더 비싼 거죠."

"석탄이 8만 원, LNG가 9만 원인데, 태양광은 지금 13만 원 대예요." (아직까지는 확실히 친환경에너지가 비싸네요.)

그래서 2030년까지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기요금이 11%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정부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추세는 역전될 수 있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태양광 발전비용은 65%, 해상풍력은 25% 떨어졌습니다.

기술 개발로 설비가격은 저렴해지고, 발전효율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전통 에너지원의 발전 비용은 꾸준히 올랐습니다.

미국의 경우 2022년에는 풍력(59)과 태양광(63)의 발전비용이 원자력(93)이나 석탄(130)보다 더 저렴해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게 될 전망이고요.

영국에서는 이미 지난 2017년 9월, 해상풍력의 최저 전력판매가격이 (57.5파운드) 원자력보다 (92.5파운드) 훨씬 싸게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산업조직학회는 현재 킬로와트시 당 73원인 원자력 발전단가가 2030년에는 75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반면, 태양광 가격은 109원에서 68원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결국 2029년, 태양광과 원자력 가격이 역전될 거라고 전망했는데요.

[조상민/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우리나라 일사량이 중남미나 동남아와 비교해서 좋은 건 아니지만 유럽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일사량이) 더 적고, 그럼에도불구하고 태양광의 발전단가가 경쟁 가능한 수준에 이미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산업조직학회의 발전비용 추정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용훈/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햇빛이 없을 때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쓰던지 다른 에너지원의 보조를 받아야합니다. 이 비용이 지금은 빠져있기 때문에 포함된다면 가격은 더 올라갈 겁니다."

화재가 잇따랐던 ESS 등 에너지저장장치의 안전성 확보와 폐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확대도 재생에너지전환과정에서 함께 풀어야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지선,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김두영, 영상편집: 배우진·문철학)

이재민 기자(epic@mbc.co.kr)

이지선 기자 (ezs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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