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비정규직 집배원 과로사.."장시간 노동 탓"
[앵커]
30대 우체국 집배원이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집에서 잠을 자다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집배노조는 전형적인 과로사의 유형이라며, 또 과로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과로사로 추정되는, 집배원 사망자는 올해만 5번째, 최근 5년 19명에 달합니다.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이 그걸 말해줍니다.
2017년 기준 2천745시간. 평균보다 무려 693시간이나 깁니다.
8시간 노동으로 치면 87일을 더 일합니다.
무기계약직이었던 이 집배원도 장시간 노동을 해왔다고 동료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공주의 한 우체국.
이 곳에서 3년째 비정규직 집배원으로 일하던 34 살 이은장 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차 사인은 심장마비입니다.
우편물을 집에 가져와 분류 작업을 할 정도로 수개월 째 격무에 시달렸다는 게 가족의 말입니다.
[구향모/故이은장 씨 어머니 : "집에 와서도 (우편물을) 챙기는 거 봤죠. 이게 뭐냐 했더니 거기서 시간이 없어서 못해서 집에 와서 정리해가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매일 힘들다고 그랬죠. 이건 아니다."]
숨진 이 씨의 근무 기록표입니다.
오전 8시쯤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한 걸로 돼 있지만 실제 업무시간은 매일 2~3시간씩 더 많았다는 게 동료들 증언입니다.
퇴근 기록과 실제 업무 시간이 달랐다는 겁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퇴근한 걸로 하고 일을 해라. 주 52시간제때문에 넘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계속 대다수가 그렇게 일했거든요. 거의 7시나 7시 반까지..."]
이 씨가 하루에 배달한 우편물은 천2백여 건으로 전국 집배원 평균보다 2백 건 이상 많았습니다.
농촌의 특성상 하루 이동거리도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길었습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하루 이동거리는 90km 나오고요. 오토바이를 많이 타가지고 요즘 허리가 많이 안 좋아요.직원들이 다..."]
다음 달 정규직 전환 기회를 앞두고 있던 이 씨는 응시 원서를 쓰던 날 숨졌습니다.
[이재홍/故이은장 씨 형 : "가서 보니까 몸이 굳어 있을 때 옆에 이게 있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응시원서를) 써놓고 죽었다는게..."]
올 들어 과로가 원인으로 추정돼 사망한 집배원은 모두 5명.
집배원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최선중 기자 (bes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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