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5.18 광주 침투 남파간첩' 날조 확인

정수영 2019. 5. 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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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당시 간첩을 통해 5.18을 북한과 결부시키려던 날조사건도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에서 실제 남파간첩 홍종수가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간첩 홍종수가 광주에 침투해 무장 폭동을 유도하려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KBS가 39년 전 간첩 홍종수에 대한 검경과 군의 관련 기록 수백 쪽을 단독 입수해, 확인한 결과입니다.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18 민주화운동 6일째인 80년 5월 24일, 경찰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전날 광주에 침투해 무장 폭동을 유도하려던 남파간첩을 검거했다고 발표합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 "광주시민들은 이 '간첩이다'라고 하는 거를 보면 한편으로는 두려워하기도 했죠. 완전히 광주를 어떻게 그야말로 완벽하게 파괴해버릴 작정을 갖고 있는가 보다..."]

실제 간첩이었던 그의 실명은 홍종수, KBS 탐사보도부는 홍종수를 조사한 검경 수사기록 3권 940여 쪽, 군이 작성한 정보 기록 10여 쪽을 39년 만에 단독 입수했습니다.

홍종수의 남파 목적은 서울 경기 지역 노동계 침투와 기존 남파간첩 접선 등 부차적인 목적 역시 정치 경제 제반 정보 수집, 군사 정보 수집일 뿐 광주 관련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간첩 홍종수 담당 수사관/음성변조 : "(광주에 무장폭동 유도, 그 다음에 환각물질을 가지고 소요사태 배후에서 군중을 흥분시키고 선동하고 이런 목표를 가지고 내려왔다고 발표가 돼 있는데 수사기록에는 정작 그 내용이 없는 거예요.) 없으니까 안 썼겠지."]

간첩 홍종수가 공작선을 타고 북한 남포항을 출발한 때는 5월 11일 밤 여덟시 반으로 5.18은 일어나지도 않은 시점입니다.

광주로 침투하려 했다는 발표도 거짓이었습니다.

수사기록에는 전남 해남의 비밀 접선 장소를 답사하려 목포로 가려던 것이 전부입니다.

군의 판단도 다르지 않습니다.

홍종수의 남파 목적과 침투 경로, 검거 과정에 이르기까지 경찰 수사 기록과 동일합니다.

검경 수사기록과 군 정보문건을 종합할 때 남파간첩 홍종수가 광주 무장 폭동을 유도하려 했다는 경찰 발표 내용은 날조된 거짓이었음이 명백합니다.

KBS 뉴스 정수영입니다.

정수영 기자 (jeongsooyoung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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