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음란단톡방, 왜 '문학방'이라 불렀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 5. 15. 10:03 수정 2019. 5. 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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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라운지->정보방->잡담방->문학방
성범죄 사건 터지면 문학방 참여수 급증
왜 문학방? 성범죄 영상에 '작품' 이라 칭해
성매매 후기 사진에 '예쁘네요' '좋았나요'
공론화 하고자 했지만 언론에서 보도 안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한기 (DSO(디지털성범죄아웃) 사무국장)

언론인 200여 명이 모인 비밀 단톡방에서 이루어진 대화들. 그 수많은 대화들 중에 성에 관한 수상한 대화들이 지금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항상 전개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누군가 이른바 몰카라든지 성범죄의 기사를 단톡방에 올리면 다른 이들이 그 밑으로 줄줄이 톡을 올립니다. ‘영상이 궁금하다, 이런 건 꼭 봐야 된다, 유출본 구해달라.’ 뭐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는 그 불법 영상은 그들의 단톡방에서 공공연하게 공유가 됐습니다. 이건 엄연한 2차 성범죄죠. 물론 그 방에 있었던 모든 참가자가 다 호응한 건 아닙니다마는 적어도 제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명의 내부인이 시민 단체에 제보를 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고요. 지금 경찰은 정식 수사에 착수를 한 상태입니다. 이 내부 제보자를 대리해서 고발에 나선 분이에요. 시민 단체 디지털성범죄아웃 DSO의 이한기 사무국장 만나보죠. 사무국장님, 안녕하세요?

◆ 이한기> 안녕하세요. 디지털성범죄아웃의 이한기 사무국장입니다.

◇ 김현정> 이 단톡방의 존재를 처음 접하시게 된 건 그러니까 그 내부 제보자를 통해서인 거죠?

◆ 이한기> 네, 맞습니다. 저희가 4월 중순쯤에 제보를 들었어요.

◇ 김현정> 기자들의 단톡방이다, 기자들의 단체 카톡방이다. 이렇게 알려졌는데 익명이에요, 전부 익명. 비밀방. 그러면 서로가 서로를 알 수 없는데 기자라는 건 어떻게 이게 입증이 됩니까?

◆ 이한기> 일단은 이 단톡방이 생겨난 것을 먼저 설명을 해야 여기에 대한 말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단톡방이 생겨난 데가 블라인드 앱이라는 곳이에요. 이 블라인드 앱에 언론인 라운지라는 곳이 있는데 이 블라인드 앱 같은 경우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직장 메일을 인증해야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 중에서도 언론인 라운지는 언론 직종으로 등록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고요. 그리고 이제 이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든 찌라시왕 같은 경우에는 언론인 라운지에 정보방을 만들 건데 여기에 가입하고 싶은 기자들은 댓글을 달아라. 이런 식으로 홍보를 시작했어요.

◇ 김현정> 찌라시왕이라고 한 사람은 역시 이 사람도 비밀 ID고 이 사람이 방을 만들면서 방장이 돼서 모은 거군요, 그런 사람들을.

◆ 이한기> 맞습니다. 그리고 이 언론인 라운지에 댓글 등록한 사람들을 또 카카오톡 방으로 본인이 개인적으로 불러서 직접 부서랑 회사명. 이런 걸 확인하고 단톡방에 넣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부서명까지 다 확인을 하고, 그런 사람들만 넣어준 거예요?

◆ 이한기> 네.

◇ 김현정> 그런데 거기는 애초에 만들어진 정보 공유방. 언론인들끼리 정보 공유하는 방. 이 방은 문제가 없는 거죠?

◆ 이한기> 일단 정보 공유방에서 잡담방이 파생됐고 여기서 잡담방에서 문학방이라고 불리는 불법 촬영물이 공유되는 방이 파생되었는데 먼저 있었던 잡담방에서 좀 문제가 있었어요. 특정 성범죄 피해자나 가해자에 대한 정보나 영상 사진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대해 몇몇 기자들이 이제 제지를 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러면 우리가 따로 방을 파겠다. 불편한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다음에 문학방을 파서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끼리 그런 것들을 공유하고 있었던 거예요.

◇ 김현정> 정보 공유방에서 잡담방이 파생됐고 잡담방에서 다시 문학방으로 파생에 파생이 이어진 거.

◆ 이한기>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문제가 된 마지막 문학방. 이거는 언제 만들어진 거고 몇 명이나 참여했습니까?

◆ 이한기> 정보방 같은 경우에는 2016년부터 있었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문학방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제일 오래된 캡처를 봤을 때 2017년 중순쯤으로 확인되었어요.

◇ 김현정> 최소한 2017년 중순 이전에 만들어졌단 말씀이에요.

◆ 이한기> 맞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도 그러면 기자 인증을 다 거친 사람만 문학방에 들어갔을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이한기> 꼭 그렇지는 않고요. 문학방 같은 경우에는 잡담방에서 추천인 링크랑 추천인 받으면 누구나 다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사실은 기자들의 지인이라든지 혹은 어떻게 기자 분들한테 정보를 달라라고 요구한 사람이라든지 이런 경우에는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 김현정> 애초에 정보방. 그 오리지널 정보방은 일일이 확인을 하고 인증을 한 다음에 등록시켰지만 거기서 파생된 방은 코드만 알면 들어갈 수는 있었다.

◆ 이한기> 네.

◇ 김현정> 그러면 기자가 아닌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네요.

◆ 이한기>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 김현정> 몇 명이에요, 거기는?

◆ 이한기> 지금 이 문학방 같은 경우에는 적을 때는 한 30에서 50명 정도에서 많을 때는 100명까지 왔다 갔다 하고요. 이게 왔다 갔다 하는 이유가 특정 사건이... 그러니까 특정 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보방이나 잡담방에 있던 사람들이 문학방에 들어와요. 그리고 가해자나 피해자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게 굉장히 유동적이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저는 좀 특이한 게 이 문학방 이름이 왜 문학방인가. 보면 ‘시가 흐르는 문학의 방’ 이렇게 써 있고요. 여러분, 저희가 지금 화면을 보여드릴 겁니다. 지금부터 이 카톡 캡처한 걸 유튜브로 보시는 분들은 볼 수 있고요. 레인보우앱으로 보시는 분들은 오른쪽에 텔레비전 모양. 이걸 누르시면 볼 수 있고요. 라디오만 들으시는 분들은 저희가 인터뷰 다 끝난 후에 인터뷰 전문을 전송할 때 이 사진도 첨부하겠습니다. 그때 좀 참고해 주시면 되겠어요. 지금 카톡을 보니까 방 제목이 ‘시가 흐르는 문학의 밤.’ 이렇게 써 있고요. 이게 한번 방 제목이 바뀐 거라면서요?

◆ 이한기> 네. 기존에 시가 흐르는 문학의 밤이었고. 추후에 기형도 시인 30주기 추모 방으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 김현정> 최근에 바뀐 게 기형도 시인 30주기 추모 문학방.

◆ 이한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공통점은 둘 다 문학을 썼네요?

◆ 이한기>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진짜 문학을 논하고자 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던 건가 했는데 추정하건데 그건 아니라면서요?

◆ 이한기> 네. 아니라고 제보자님이 말씀하셨고 다만 저희가 추측하는 바로는 원래 기존의 소라넷 때부터 성범죄 사진이나 혹은 음란물 같은 경우를 작품으로 칭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리고 그걸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작가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리고 일명 포르노, 야동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해서 거기에 대한 제목이라든지 혹은 작품번호를 품번이라고 많이 부르고요. 그래서 사실은 이런 음란물 혹은 디지털성폭력 영상을 작품이라고 부르는 문화 때문에 이렇게 단톡방 제목이 만들어지지 않았나라고 저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제목이 ‘시가 흐르는 문학의 밤.’ 방 제목입니다, 여러분. 거기서 ‘기형도 시인 30주기 추모 문학방’이라고 제목이 한 번 바뀌어요. 둘 다 공통점은 문학을 거들먹거리고 있다. 이거는 전혀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방이 아니었음에도 이렇게 지은 이유는 그런 음란물 혹은 불법 동영상. 이런 것들을 작품이라고 하고 품번이라고 지칭하고 실제로 그렇게 대화가 오간 캡처를 저희가 좀 보내주십사 하셨는데 보내주셨더라고요.

◆ 이한기> 네, 실제로 거기 보시면 특정 여성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작품이라고 칭하면서 그 사람의 유출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을 저희가 보내드렸어요.

◇ 김현정> 연예인이죠?

◆ 이한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연예인 A씨 작품 볼 수 있나,이렇게 물어보고 그러면 그 밑으로 그걸 알고 있는 단톡방 참가자가 올리는 방식. 그 가운데 지금 보면 단어에 품번이라는 단어도 나오고. 이게 다 문학 작품에 빗대서 이런 음란물들 혹은 불법 촬영물들을 올렸다는 말이군요.

◆ 이한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기형도 시인이 나왔다고 생각하니까 기형도 시인이 정말 하늘에서 기겁을 하고 일어날 일이다 싶은데. 그러니까 이게 지금 이 대화방의 전체 내용들이 다 이런 식의 음담패설 혹은 그걸 넘어선 성범죄. 이런 식으로 다 도배돼 있어요?

◆ 이한기> 저희가 확인한 내용들은 거의 다 성매매의 정보 공유 혹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정보 공유. 대체로 이런 내용이었어요.

◇ 김현정> 영상 공유?

◆ 이한기> 네. 그리고 이 부분은 이미 언론에 나간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가 말하자면 버닝썬 영상에 대해서 버닝썬 2탄이 있다 이러면서 다들 환호하고 그리고 영상 가지고 있는 사람 있냐. 이런 식으로 묻고 영상이 공유되고 그런 식으로 유희를 다 즐기고 불쌍하다, 굳이 이런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버닝썬 VIP룸에서 찍힌 영상들. 그 불법 촬영물을 올리고 음란물을 올리고 보면서 물뽕 취한 것 같다. 이런 평가하고 이런 게 있었고. 또 한편에서는 성매매를 문의하고 알려주고 중간에서 알선해 주고 이런 대화들도 많았다면서요?

◆ 이한기> 맞습니다. 사실은 저희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된 부분들이 그 부분들이었는데요. 왜냐하면 성매매를 했다는 걸 굉장히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해서 다들 밤의 제왕이다, 이러면서 치켜올리기도 하고.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성매매했던 여성이나 원나잇 했던 상대 여성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린 정황이 보였는데 다만 이 부분은 너무 오래된 사진이나 영상이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확인은 못 했고 다만 이제 본인들 대화한 것을 봤을 때 충분히 그것들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그런 정황이 좀 보였고요.

◇ 김현정> 이런 걸 다 자랑스럽게 거기에서는 올렸다는 얘기예요, 경험담을?

◆ 이한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심지어는 그 여성, 자신하고 하룻밤을 보낸 여성의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고요?

◆ 이한기> 본인이 원나잇 했다라고 하면서 그 뒤에 바로 사진을 올려요.

◇ 김현정> 그 여성의 얼굴이 다 노출된다는 거잖아요, 일반인 여성의?

◆ 이한기> 몸만 찍어 올렸을 수도 있고 얼굴만 올렸을 수도 있고 그건 사실 모르는 거예요. 그런데 다만 거기에 대한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예쁘네요.’ 혹은 ‘좋았나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걸 봤을 때 충분히 그것이라고 예상을 할 수 있었어요.

◇ 김현정> 지금 이 사진을 올린 것 같다라고 얘기하시는 이유는 카톡이라는 건 시간 지나면 파일이 다 사라져버리고 흔적만 남아 있으니까 그래서 그러신 거죠.

◆ 이한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올라오고 그 밑의 반응들을 봤을 때는 얼굴 노출된 사진들이 막 올라온 것으로. 혹은 몸 사진, 누드 사진이 올라온 것으로 지금 보인다는 말씀이에요. 이런 걸 다 자랑하면서 올리고 즐기고 했다는 얘기... 이게 카톡방 참가자 전원이 이런 대화에 참가한 건 아니죠?

◆ 이한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제 특정 사건이 터졌을 때 뭔가를 요청을 하기는 해요. 그런데 다만 정말 활발하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거나 혹은 성매매에 대한 공유를 하거나 이런 사람은 5명에서 10명 정도. 제가 확인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식의 불법적인 대화는 이미 2017년 중순 최소로 잡아도 그때부터 이루어졌다는 건데 이 제보자분이 제보를 결심하신 건 그러면 버닝썬 사건 이후인가요?

◆ 이한기> 제보자님 말에 의하면 꾸준히 공론화를 시도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계속해서. 그런데 다만 언론사에 얘기해도 보도도 안 되고. 그리고 익명 게시판이라든지 혹은 이런 데 올려도 다른 사건들 때문에 좀 묻혔다고 하시더라고요. 제대로 공론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셨어요.

◇ 김현정> 계속 시도를 했던 거군요. 언론사에 제보해도 묻혔다 그래요?

◆ 이한기> 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이제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익명방이기는 합니다마는 이게 다음 카카오 측에서 협조만 해 준다면 수사가 불가능한 건 아니죠.

◆ 이한기> 어느 정도 협조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거기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했고 이 정도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직 전원이 다 기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문학방의 경우는 코드만 알면 또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한테 코드를 전달받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수사 결과를 좀 지켜봐야겠네요.

◆ 이한기> 사실은 이게 언론인 단톡방이기 때문에 이렇게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은 그런 식의 성희롱성 발언 이런 걸 특히나 단톡방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어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기자이기 때문에 더 우리가 처벌해야 하고 또 노블레스오블리주를 강조해야 되는 건 맞지만 일반인들도 이제 이 사건을 보면서 이런 일이 잘못된 일이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한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시민단체 디지털성범죄아웃 DSO의 이한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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