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 원 5G 최신폰 공짜로 드립니다"..불법 보조금 단속은?

홍화경,공민경,손서영 2019. 5. 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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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LG전자의 새로운 5G 스마트폰 V50이 출시됐죠.

그런데,신제품이 나온지 하루만에 120만 원에 가까운 스마트폰이 공짜폰으로 전락합니다.

​불법 보조금 경쟁 때문이라는데,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실태를 홍화경, 손서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휴대전화 전문 상가.

["손님 진짜 쌉니다. 물어보세요."]

지난주 출시된 119만 9천 원짜리 LG V50 스마트폰을 그냥 가져가라는 홍보문이 버젓이 붙어있습니다.

한 판매점에 LG V50의 가격을 물었습니다.

합법적인 공시지원금 외에 보조금 55만 원을 더 준다고 합니다.

[○○판매점/음성변조 : "이거(공시 지원금) 빼시고요. 추가로 이거 (불법 보조금) 빼시면 맞아요. 이거는 제가 해드린 거고요. 14만 원 나오세요, 현금가."]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된 120만 원 가까운 단말기를 10분의 1 수준인 헐값에 팔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판매점.

역시 10분의 1 가까운 비슷한 가격을 부릅니다.

[△△판매점/음성변조 : "카드 이런 거 사용 안 하시는 거죠? 할인 다 받으시면 이렇게까지도 나오세요. 14만 9천 원."]

이게 그나마 오른 가격.

출시된 지 하루 만인 지난 주말엔 공짜폰도 있었다고 합니다.

[○○판매점/음성변조 : "(0원에도 산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요?) SK기변이었는데 SK기계가 없어요, 아예."]

인터넷에선 휴대전화를 0원에 살 수 있다는 이른바 '빵집' 위치까지 공유될 정도입니다.

판매점들은 불법이라는 걸 잘 압니다.

[△△판매점/음성변조 : "원래는 가격 적으시면 안 되거든요. 저희 쪽 지원금이 나가는 건 아시다시피 이게 원래 안 되는 거 아세요? 불법이에요. 근데 이걸 몰래 해주다 보니까…"]

[□□판매점/음성변조 : "상담 종료할게요. 이거 하나 녹음 당하면 끝이거든요. 죄송한데 상담 여기까지 할게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더 교묘하고 더 은밀하게, 불법 보조금이 뿌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단통법 5년’ 매년 5천억 원 불법보조금…단속은 ‘고양이에 생선’

[리포트]

이렇게 뿌려지는 불법 보조금, 해마다 5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장은 불법 보조금을 많이 받고 휴대전화를 싸게 사면, 소비자에게 이득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에게만 혜택이 가고, 정보가 없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휴대전화를 살 수밖에 없는 게 문제입니다.

또 이렇게 불법 보조금으로 쓰인 돈은 결국, 요금제 등을 통해 대다수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5년 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즉, '단통법'을 만들어서 정해진 공시 지원금 외에 주는 보조금은 불법으로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불법 행위는 더 심해지고 있는데요.

여기엔 이상한 감시 구조도 한몫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모니터링 업무를 KAIT란 민관기관에 위탁했는데, KAIT는 이통3사가 돈을 내서 운영하는 연합 단체입니다.

고객을 차지하려고 사실상 불법 보조금을 장려하는 이통사들이 '셀프 단속'을 하고 있는 셈이죠.

실제 단속, 제대로 될 리가 없겠죠.

공민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불법보조금 유도해놓고 ‘셀프 단속’, 가짜 손님까지

[리포트]

한 이동통신사가 대리점에 보낸 판매장려금 정책표입니다.

고가요금제로 개통하면 76만 원까지 대리점을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휴대전화 판매점주/음성변조 : "리베이트 지시는 카톡이나 문자상으로 안 들키게끔 주거든요. 계속 불법 보조금 계속 주니까 저희는 판매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죠."]

이동통신사들이 장려금 정책을 통해 불법 보조금을 유도하는 셈, 그래놓고 시장 감시도 합니다.

통신사들은 매주 10건씩 불법 보조금을 준 판매점 등을 찾아 KAIT로 보고합니다.

여기엔 다른 판매점을 동원합니다.

[휴대전화 판매점주/음성변조 : "본사에서 내려오는데 친한 판매점주가 있다 치면 (할당 건을) 주는 거죠. 채증 티오(증거 수집 정원)가 났는데 혹시 하실 생각 있냐고..."]

판매점들은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대리점에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무리수도 동원한다고 합니다.

손님으로 위장도 하고,

[전 대리점 직원/음성변조 : "특정 한 업체를 지목받고 채증을 가게 된거죠. 그 전에 미리 작업해 놓는 것들이 중요하죠."]

불법사례를 못 찾으면 가짜로 불법 보조금 홍보문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전 대리점 직원/음성변조 : "불법 보조금의 한도를 넘어야 되는데, 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위조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죠."]

가짜 고발까지 판치다 보니, 일부 판매점은 CCTV를 설치할 정도입니다.

[휴대전화 판매점주/음성변조 : "허위로 너무 많이 당하다 보니, 덫을 다 놔둔 거죠. 이 돈 세는 걸 보면 30만 원 초과가 안 됐다는 걸 증빙을 하는 거거든요. 20건 중의 1건 소명이 된 거죠."]

하지만 이통사들은 무리한 지시는 안 했다는 입장입니다.

[이통사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자율 시장 모니터링한 것과 KAIT가 모니터링한 것을 KAIT가 정리해서 방통위에 시장동향 정보로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단통법 시행 5년, 시장은 깨끗해지기는커녕, 더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

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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