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속.. 검경, 전직 수장 맞불 수사 대충돌

이사야 안대용 기자 2019. 5. 1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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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놓고 대립 중인 검찰과 경찰이 번갈아 서로를 향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이 사건 관련 전직 경찰이 이미 구속기소됐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 연루 정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전직 경찰청장의 구속전피의자심문을 앞두고 경찰이 전직 검찰총장의 직무유기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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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력기관 충돌에 국민 불신만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놓고 대립 중인 검찰과 경찰이 번갈아 서로를 향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15일 검찰에 의해 전격 구속됐다. 경찰은 검찰 조직 내부의 공정성을 지적하며 전직 검찰총장을 고발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수사일 뿐’이라는 양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수사권을 지키고 더 갖기 위한 양측의 감정싸움에 사건이 수단화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개혁 대상인 두 권력기관의 신경전이 국민 불신을 더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강 전 청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전 청장은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마련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직권남용)를 받는다. 그는 당시 경찰의 조직적인 정치 개입과정에서 보고와 지휘라인의 최정점이었다. 이 전 청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지난 10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부터 경찰 안팎에선 수사권조정 국면에 정보경찰 폐해를 드러내고 ‘경찰 망신주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었다. 경찰 비위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유독 집중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검찰은 이날 성매매 업소 운영을 둘러싼 전현직 경찰의 유착 의혹 사건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풍속단속계와 서울 수서경찰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이 사건 관련 전직 경찰이 이미 구속기소됐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 연루 정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전직 경찰청장의 구속전피의자심문을 앞두고 경찰이 전직 검찰총장의 직무유기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수남 전 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 등은 2016년 부산지검 소속이던 A 전 검사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일에 대해 별다른 징계조치 없이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서울경찰청에 당시 검찰 수뇌부 네 사람을 고발했다.

지난달 접수된 고발건이 현 시점에 알려진 것을 두고 이번엔 경찰이 검찰을 향해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지난달 30일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고발 사건이 접수되면 자동으로 피의자가 입건된다”면서 “특정 시기를 노리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싼 두 수사기관의 기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직접 내부통신망에 글을 남기고 “수사권 조정은 형사사법에서의 반칙과 특권을 없애라는 국민의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6일 오전 수사권 조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양 기관의 다툼으로 보여지는 사건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검경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건설적인 개혁 방안을 논의하기보다 서로의 치부를 공격하는 데 주력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사야 안대용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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