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할듯 하다 다시 강대강 대치.. 혼돈의 국회

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2019. 5. 1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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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상화' 최우선 과제인데, 여야는 여전히 '설전'.. 왜?
민주 원내지도부 '물밑대화' 총력.. 다음주쯤 논의 테이블 만들어질까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15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여성모독 발언을 비판하며 규탄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청와대와 여야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다시 높이면서 대치 국면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대화 형식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터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 국면은 좀처럼 무르익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새로 선출되면서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국회는 얼어붙은 상황이다.

특히 여야 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을 두고 공방이 오고가는 형국이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문 대통령 팬클럽 '달빛기사단'을 비하하는 '달창'이란 표현이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원내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는 "반복되는 나 원내대표의 막말과 반성할 줄 모르는 행태는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마저 주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는 여성을 모독한 발언에 대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하라"라고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전날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물리력을 동원한 한국당에 "정중하게 사과하고 그리고 국회 정상화를 하는 게 올바르다"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장외로 뛰쳐나간 한국당도 맞불을 놓고 있다.

한국당 여성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나 원내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을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로 규정했다.

이들은 "나 원내대표가 말실수에 대해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상황에서 무심코 사용한 점을 인정하고, 즉각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며 "말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를 위한 치졸한 정치형태"라고 응수했다.

오히려 한국당은 '文정권 5대의혹 관련 회의'를 열고 ▲드루킹 불법 댓글조작 부실수사 의혹 ▲靑특감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文정권 국고손실 의혹 ▲손혜원 랜드게이트 부당 특혜 의혹 ▲김의겸 불법 부동산 불법 대출 의혹 등을 집중 거론하며 대여(對與)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가진 후 대합실에서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야가 살벌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사실 물밑에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회 정상화에 가장 부담이 큰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국당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한국당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고,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 원내지도부뿐만 아니라 일반 의원 30~40명에게도 전화를 걸어 국회 정상화에 협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내수석은 전날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만나 "대화와 형식을 떠나서 일단 한 번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도 국회 복귀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황교안 대표가 오는 24일까지 장외투쟁 일정을 계획한 상태여서, 장외투쟁이 끝난 이후에서야 국회 복귀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공식적인 채널에서 설전을 벌이면서도 물밑에서 대화가 진행되는 이유는 지지층 결집과 국회 정상화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총선 국면이 다가오면서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하는 한편 수개월째 사실상 휴업상태인 국회를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설전과 물밑대화 등 '투 트랙'으로 여야가 움직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국회 정상화에 대한 전망이 밝지는 않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대화와 형식을 놓고 이견이 큰 데다, 황교안 대표는 여야 영수회담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청와대는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외투쟁 등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보고 있는 한국당이 강경 발언 등을 쏟아내며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 등을 고집할 경우에는 이인영 원내대표도 협상의 여지를 만들기 어렵게 된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은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만나는 당이 3당이냐, 5당이냐 등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며 "일단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지면, 다양한 논의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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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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