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타다OUT" 택시기사 또 분신..대타협, 결국 소리만 요란했나

이우림 입력 2019.05.16. 06:01 수정 2019.05.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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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타다(TADA) 퇴출 요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15일 새벽 3시19분쯤 서울 시청광장 인근에서 택시기사 안모(77)씨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안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안씨는 자신의 택시에 ‘공유경제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이라는 문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차량 공유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택시-카풀 갈등이 시작된 작년 12월 이후 발생한 네 번째 분신 사건이다.

택시기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자 1월 22일 정부와 여당, 택시 업계가 모인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출범했다. 이후 45일간의 진통 끝에 지난 3월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안을 도출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 카풀 TF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 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손명수 국토교통부교통물류실장 등이 참석했다.[뉴스1]

당시 합의문의 내용은 ▶카풀 영업을 오전 7~9시, 오후 6~8시 허용(토ㆍ일요일, 공휴일 제외) ▶택시 산업 규제 혁파 ▶초고령 운전자의 개인택시 감차 ▶택시 월급제 시행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상반기 도입 등이다.

하지만 이 발표는 두 달 만에 공수표가 됐다. 강신표 택시노조연맹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대타협 발표 이후 실무 회의를 지금껏 한 번도 안 했다”고 했다. 합의문 안에는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당정과 업체가 참여하는 실무 논의 기구를 즉각 구성한다고 나와 있지만 5월 중반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논의된 적 없다는 이야기다.

국회에서도 논의가 제자리걸음인 건 마찬가지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지난 3월 27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택시 월급제 등 관련 법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후 패스트트랙 정국이 시작되며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타다 퇴출'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후속 대책이 지지부진하자 갈등은 택시ㆍ카풀에서 ‘타다’ 등 다른 차량 공유 업체로 번졌다. 실제 카카오 카풀의 경우 택시 업계와 갈등이 있고 난 후 운행이 중단됐지만 ‘타다’, ‘풀러스’ 등은 여전히 운행하고 있다.

11인승 카니발을 이용해 승객을 태우는 ‘타다’ 측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자신들의 서비스가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겐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을 악용해 ‘타다’가 편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실제 서울 개인택시조합은 지난 2월,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라며 고발했다.

국토부는 ‘타다’와 관련해선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가 보기엔 현행 여객법 테두리에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역시 ‘타다’는 기존의 카풀 문제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택시업계에서 ‘타다’와 관련된 것을 말하는데 이 문제는 이전에 논의가 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지금 중요한 건 3월 7일 합의된 사회적 대타협안을 빨리 법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타다’에 대한 것은 수사 결과를 보고 필요하다면 따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택시와 차량 공유 업체들 사이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원 1만명은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며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처럼 기존의 카풀 논란에 이어 ‘타다’ 문제까지 새로 등장했지만 정부·여당 입장에선 당장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긴 힘든 상황이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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