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몰랐던 치매의 다양한 얼굴..뜻밖의 위험요인까지?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2019. 5. 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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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 코앞…어떻게 대비해야할까

치매는 기억력저하 등 인지기능장애뿐 아니라 발병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각 진단에 따라 약물선택 및 치료방법 역시 주치의와 함께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70만5473명으로 추정됐다. 더 나아가 2024년에는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덜컥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치매 하면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치매도 있다. 또 학계의 꾸준한 연구를 통해 치매의 위험요인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어 미리 대비에 나선다면 얼마든지 치매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치매의 다양한 원인과 증상

치매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기억력저하 등 인지기능장애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발병원인에 따라 환시, 시공간장애, 공격적인 행동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일단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기억력저하는 ‘알츠하이머치매’에서 나타나는 대표증상이다. 발병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세포 안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불량단백질이 쌓이면서 뇌가 서서히 위축돼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치매는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혈관성치매. 뇌졸중 같은 뇌혈관질환이 주원인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알츠하이머치매와 달리 비교적 급격히 진행된다. 또 기억력저하와 함께 안면마비, 균형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루이소체치매는 움직임이 저하되는 파킨슨병증상을 동반하는 치매다. 기억장애, 환시 등의 증상과 더불어 얼굴에 표정이 없어지거나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자주 빠지는 등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원인질환이 분명해 수술로 치료 가능한 치매도 있다. 이를 이차성치매라고 하며 대표적인 원인질환으로는 뇌실에 물이 차는 정상압수두증, 뇌수막종 등이 있다. 수술을 통해 이들 질환을 치료하면 치매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고령층에게 흔히 발생하는 영양소결핍, 약물 과다복용 또한 치매 발병위험을 높인다. 영양소결핍으로 나타나는 치매는 비타민B1이 부족할 때다. 비타민B1은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면 의식장애 등을 일으키는 베르니케 뇌병증이 발생, 치매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치매는 약물분해능력이 낮고 신장기능이 약한 노인에게 주로 발생한다. 이 경우 지남력장애(시간, 장소, 환경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 방향감각장애, 의식혼탁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치매 발병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송인욱 교수는 “프레시닐린 1과 2, 아밀로이드 유전자 등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며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유전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의 위험요인 ‘수면무호흡증’

최근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치매의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강조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도중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과 저호흡증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치매발생위험도가 대략 1.6~1.8배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렇다면 수면무호흡증은 왜 치매위험을 높이는 걸까. 전문가들은 혈관계, 신경계, 호르몬계 등 크게 3가지 변화요인을 지목한다.

일단 혈관계의 변화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혈관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말한다. 수면 중 무호흡이 빈번하게 일어나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기 때문에 기억력이나 인지기능과 관련된 부분에 기능적 또는 구조적으로 해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자는 동안 산소가 부족해지면 혈압이 빠르게 높아지는데 이렇게 고혈압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면서 동맥경화증이 발생, 결국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뇌졸중은 혈관성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신경계변화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최지호 수면의학센터장은 “간헐적인 저산소증,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 등 수면무호흡증의 발병기전은 신경계의 만성적인 염증과 기억 및 학습과 연관된 해마의 비정상적인 변화 등을 일으켜 인지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의 주요 발병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더 많이 침착된다고 보고됐다.

셋째는 호르몬계변화다.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충분히 잠을 못 자면 생체리듬을 24시간으로 일정하게 조정해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된다. 이로 인해 수면-각성-리듬이 깨지면 기억력강화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자는 동안 숨을 제대로 못 쉬어 저산소상태가 지속되면 스트레스호르몬으로 알려진 코르티솔호르몬이 분비된다. 코르티솔호르몬 역시 높은 농도에서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취미활동과 친근한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은 치매 진행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활습관개선, 수면 위험요인 꾸준히 관리

치매를 예방하려면 수면, 식습관, 운동 등 생활습관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한다. 또 혼자 지내는 시간을 줄이고 가족, 또래 등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등 치매의 위험요인들을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해야한다.

TIP.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치매예방수칙 3.3.3’

①3권(勸)=일주일에 3번 이상 걷고 생선과 채소를 고루 챙겨 먹으면서 부지런히 읽고 쓰자.

②3금(禁)=절주·금연하며 머리를 다치지 않게 조심하자.

③3행(行)=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3가지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가족,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고 지내며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조기검진을 받자.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보건소에서 ▲치매선별검사(간단한 설문을 통한 인지기능검사) ▲진단검사(치매선별검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받는 자세한 인지기능검사)가 무료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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