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정수 확대"군불 때는 야권..황교안 "파렴치한 주장"(종합)

김형섭 2019. 5. 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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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시 지역구 '253석→225석' 28석 줄어
야3당서 '의원정수 330명 안팎 확대' 주장 고개
손학규 "지역구 그대로 두고 의원정수 확대해야"
이해찬 "의원정수 확대 불가..300인 정수 지켜야"
황교안 "나라 벼랑 끝인데 의원 숫자 늘릴 궁리냐"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7회 국회(임시회) 제9차 본회의. 2019.03.28.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로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운 야3당에서 의원정수 확대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 4당의 당초 합의안과 달리 전체 의석수를 330석 안팎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 야당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정수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구 수를 줄이는 것은 오히려 비례성과 대표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을 뿐 아니라 국회 본회의 통과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지역구 수는 그대로 두고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준(準)연동형 비례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차선책이었을 뿐이다. '국회의원 정수를 하나도 더 늘릴 수 없다'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수용한 고육지책이었다"며 "온전한 연동형 비례제만이 승자독식의 양당제 폐해를 불식시키고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는 의회민주주의를 확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 개편안은 전체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되 현행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을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지역구가 28석 줄기 때문에 인구현황에 따라 일부 지역구의 분구나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수도권 10석, 영남 8석, 호남 7석, 강원 1석 등 총 26개 지역구가 통폐합 대상으로 꼽힌다.

아직 지역구가 어떻게 개편될지 미정이지만 통폐합 지역구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벌써부터 지역구 확대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의원정수 확대를 가장 먼저 꺼낸 평화당은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가 공론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96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5.15.kkssmm99@newsis.com

유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이 돌아와 선거법 문제를 합의해 처리하면 좋은데 지금 반쪽짜리로는 어렵다. 완전하게 연동형 비례제로 전환을 해야 한다"며 "완전한 연동형 비례제로 가기 위해 50% 세비 감축을 21대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의원정수를) 50명을 늘리면 국회 비용은 훨씬 줄어든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정미 대표는 지난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정수 확대론이 고개를 다시 드는 것과 관련해 "지역구 축소에 대해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일찍 터져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야3당은 앞서 선거제 개혁 논의 과정에서도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15일 여야 5당의 선거제 개혁 합의안에도 의원정수와 관련해 '10% 이내 확대 여부 등 포함 검토'가 명시됐다.

야3당은 의원정수를 현행보다 10% 늘린 330석으로 확대하고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지만 여론 반발에 부딪혀 당시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야3당이 의원정수 확대에 군불을 때는 모습을 보이자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일단 패스트트랙에 태운 뒤 슬그머니 의원수를 늘리려는 전략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회의원 숫자가 늘어나는데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큰 데다 거대 양당도 이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실제 의원정수가 확대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

의원정수 확대 불가를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은 야3당이 기존 합의안을 지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의원정수 확대 불가는 저희가 분명히 당론으로 정리했다"며 "300인 정수는 지켜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민주평화당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예방, 문희상 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5.14.since1999@newsis.com

의원정수를 10%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를 없애자고 주장한 바 있는 한국당은 야3당의 의원정수 확대론을 '밥그릇 늘리기'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황교안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정수 확대 요구에 대해 "정말 파렴치한 주장"이라면서 "나라가 벼랑 끝에 있고 국민은 고통 속에 있는데 여야 4당은 국회의원 숫자 늘릴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려고 패스트트랙에 그렇게 목을 맨 것이냐는 비난들이 많다. 밥그릇 챙기려 국민 기만하고 사기극 벌인 게 아닌가"라며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가 의원정수 확대를 염두에 둔 노림수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가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의원정수를 또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은 오히려 통과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판하는 등 야권 내부에서도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역구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여야 4당 내에서 일부 의원이 패스트트랙 표결을 위한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도 있는 만큼 결국 의원정수가 확대되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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