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수술실 CCTV'법 폐기..갑자기 마음 바꾼 5명

남재현 입력 2019.05.16. 19:43 수정 2019.05.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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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헌법은 과연 누구를 위해 쓰라고 국회 의원에게 입법권을 부여했는지, 오늘 뉴스는 이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환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술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단 하루 만에 폐기됐습니다.

발의에 동참했던 의원 열 명 중 5명이 바로 다음날, 이름을 빼달라고 한 겁니다.

대체 누가, 왜 직접 발의한 법안을 스스로 폐기시켰는지, 그 과정을 추적해 봤습니다.

먼저 남재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최근 동료의원 9명의 동의를 받아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공동발의했습니다.

의료인과 환자가 동의를 하면 수술실에서 CCTV 촬영을 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입니다.

이 발의안은 지난 14일 저녁, 법제처 국회입법현황에도 공식 접수됐습니다.

2020437, 의안 번호까지 정해졌습니다.

법안 발의 소식에 환자단체 측은 환영 성명까지 내며 이번만큼은 반드시 국회에서 처리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하룻밤 새 법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의안번호도 다른 법안에 다시 붙었습니다.

법안 발의 하루 만에 수술실 CCTV 법안이 폐기된 겁니다.

국회 사무처 의안과는 의원 공동발의는 최소 10명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법안을 접수한 바로 다음날 아침 일부 의원들이 발의자 명단에서 빼달라고 해 접수가 취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통 법안 문구를 수정하거나 공동발의 의원 수를 늘리기 위해 접수를 미루는 경우는 있어도 공동발의자들이 철회해 접수가 취소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C 취재진이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공동발의자 10명을 모두 접촉해본 결과, 민주당 김진표 송기헌, 바른미래당 이동섭 주승용,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 등 공동발의자 절반이 발의 하루 만에 철회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안규백 의원은 해외 출장 중에 법안이 폐기됐단 소식을 듣고 황당해 했습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대표발의)] "우리 의원들한테 압력을 넣은 모양인데, 그건 비윤리적·비상식적 행위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가 없고요. 환자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되는 것이고…"

안 의원은 귀국하는 대로 상황을 파악한 뒤 다른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서라도 수술실 CCTV 설치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취재: 서두범 / 영상편집: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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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현 기자 (now@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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