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학의, 스폰서 사업가에 "대포폰 발설말라" 관계은폐 시도

문동성 구자창 구승은 기자 2019. 5. 1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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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진행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당시 사업가 최모씨에게 "차명 전화를 만들어준 사실을 중수부에 말하지 말라"며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부는 당시 로비스트 박씨의 진술, 김 전 차관의 자택 근처에서 해당 전화번호의 발신 기록이 확인된 사실 등을 토대로 최씨에게 김 전 차관과의 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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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설득에 사업가 최씨 허위 진술.. 검, 김 '모르쇠' 대비 반박 물증 확보
뇌물수수 혐의와 성범죄 혐의를 받는 김학의(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이어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병주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진행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당시 사업가 최모씨에게 “차명 전화를 만들어준 사실을 중수부에 말하지 말라”며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김 전 차관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자다. 김 전 차관이 당시에도 둘 사이의 관계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해 최씨로부터 3000여만원,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16일 발부했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씨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이던 대검 중수부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중수부는 저축은행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통화 내역에서 최씨 명의의 전화번호를 확보했다. 이 전화번호는 김 전 차관이 사용하고 있었다. 박씨와 김 전 차관이 수차례 통화한 것 때문에 최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최씨가 소환조사를 받기 전날 그를 만나 “차명 전화를 내게 준 사실을 중수부에 말하지 말라”며 회유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씨는 김 전 차관이 아니라 그의 부인에게 전화기를 빌려줬다고 중수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의 설득으로 허위 진술을 한 것이다. 중수부는 당시 로비스트 박씨의 진술, 김 전 차관의 자택 근처에서 해당 전화번호의 발신 기록이 확인된 사실 등을 토대로 최씨에게 김 전 차관과의 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회유 정황 등을 토대로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차관의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부인이 2017년 말 성범죄 피해 여성 이모씨에게 ‘네가 휘말려 있는 민사소송 등이 잘 처리되도록 해주겠다’ ‘민사소송 피해 금액을 대신 갚아주겠다’며 회유한 정황도 강조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전 차관 부인이 이씨와 주고받은 문자 내역도 법원에 정황 증거로 제출했다. 김 전 차관은 이 때문에 윤중천씨와 피해 여성을 전혀 모른다던 기존 입장을 심사에서 번복할 수밖에 없었다.

법원이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히면서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검찰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차관은 그간 검찰 조사에서 “최씨로부터 차명 전화, 법인카드를 받아 쓴 적이 없다” “강원도 원주 별장에 간 일이 없고 동영상에 찍힌 인물도 내가 아니다” “피해여성 이씨도 모르는 사람이다”는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검찰은 이를 반박할 물증을 준비한 뒤 영장심사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이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성범죄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뇌물 혐의로 영장이 발부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 소명이 어느 정도 됐다는 판단이 가능한 상태다. 검찰은 전날 윤씨를 소환해 김 전 차관과 여성들을 합동 강간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윤씨는 17일에도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김 전 차관과 윤씨의 대질 신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윤씨는 성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성관계는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문동성 구자창 구승은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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