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확전에 등터지는 대만.. 올 성장률 절반 위협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 5. 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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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관세 부과 품목에 PC, 휴대폰 등 포함..이들 제품의 중국 내 생산 상당부분 책임진 대만 기업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주 마운트플레전트에서 열린 대만 전자통신 장비업체 폭스콘의 디스플레이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뜨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 개정 협상은 양국 모두에 좋은 조건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3000억 달러(356조40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컴퓨터와 가전제품 등이 포함되면서 대만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내 상위 3대 PC 브랜드가 부품의 90%와 중국 내 완제품 조립을 대만 기업들에 의존할 정도로 중국 내 이들 산업과 대만 기업과의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르면 7월 시행될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로 올해 대만의 경제 성장률이 기존의 절반 수준인 1%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PC와 스마트폰을 포함해 중국에서 조립된 전자제품에 대해 최고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기업드르이 생산 주문이 줄어들어 대만과 중국 본토에 있는 대만 기업의 제품과 부품에 대한 수요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는 그동안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노트북, 휴대전화, 태블릿 PC, 비디오 모니터, 텔레비전 장비 등 다수의 전자제품들이 포함된다.

대만에 소재한 시장분석기업 카운트포인트 리서치의 브래디 왕은 "다음 관세의 여파는 노트북, 데스크탑, 그리고 그 부품들을 포함한 컴퓨터와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18년 관세 부과 때의 여파와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타이페이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6일 리서치 보고서에서 "노트북 PC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브랜드는 관세 인상 비용 때문에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고, 이는 사업과 이익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만의 하청업체인 컴팔 일렉트로닉스, 콴타 컴퓨터, 위스톤 등이 이번 재앙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이 69억 달러에 달하는 31년 된 대만기업 콴타는 중국에서 애플과 휴렛팩커드를 위한 노트북 컴퓨터를 만들고 있고, 1984년 창업한 컴팔은 델과 중국 브랜드인 레노보를 위해 PC를 생산한다. 컴팔도 시가총액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큰 기업이다. 이 두 회사에 비해 규모가 좀더 작은 위스트론도 중국에서 PC를 조립한다. 대만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서 휴대폰을 조립하는 혼하이정밀(폭스콘)과 페가트론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라간정밀과 TDK홀딩스은 중국 내에 제품 생산 라인을 두고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부품을 판매한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휴대폰 업체들이 높은 관세에 부담을 느끼면 이들 기업에 대한 주문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마톄잉 DBS그룹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14일 리서치보고서에서 "4차 관세 부과 품목들이 1년 안에 완전히 발효돼 추가 관세율 25%에 이를 경우 대만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 정부의 최근 올해 전망치 2.27%의 절반수준까지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토니 푸 대만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동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본토에 거점과 고객을 보유한 대만 기업들은 현재 매우 가혹한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관세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3일 자체 분석 결과 미국으로 가는 중국 수출품의 전체 부가가치 중 대만 기업 등을 통해 창출된 비중이 대만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약 1.8%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관세 전쟁이 시작되지 일찌감치 중국과 그 밖의 지역의 생산라인을 조정한 기업들은 그나마 이번 관세 여파를 적게 받을 전망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생산하던 분량의 일부를 대만 국내로 옮기거나 베트남처럼 미국과의 분쟁이 없는 다른 생산기지로 이전한 기업들이다. 대만 경제부는 올해 1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47개 대만 기업들이 국내에 총 77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마 연구원은 "투자 재할당, 공급망 개편은 단기적으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들은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다각화 전략을 추구하고 싶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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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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