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천안함 발표 언론 난리치니 미군이 한말은.."

조현호 기자 입력 2019. 5. 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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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그만좀 하자, 지겹지도 않소”… 북징후 없다→북소행, 번복 왜? “부정확할 수 있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미국이 그러는 거에요. ‘이렇게 정확한 조사가 있을 수 없다’ 이걸 갖고도 한국국민 30%가 안믿는다? 우리 언론 모두가 (의혹이라며) 난리 버거지를 치는 것을 보고 그러더라고요. ‘정말 너 군 생활 해먹기 어렵겠다’고 하더라. 조사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 정도 정확한 조사가 어딨겠어요”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법정 앞에서 천안함 사건 재조사와 미공개 자료 공개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는 게 어떠냐는 기자의 질의에 한 답변이다.

2010년 3월26일 천안함 침몰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국방업무의 총책임자였던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고법 서관 303호 법정에 출석했다.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위원의 천안함 명예훼손사건 항소심 증인 자격이었다. 그가 법정에서 증언을 마친 뒤 법정 문밖으로 나오자 기다리던 기자와 마주쳤다. 신상철 대표 재판에 증인 출석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나오라고 해서 왔다”며 “법원에 일부러 오고 싶은 사람 어딨느냐, 아직 범법을 안해서 처음 와봤다”고 했다.

그는 선체 침몰과 장병 46명이 희생된 이 사건 직후 사고 다음날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청와대와 국회에 불려다니며 천안함 상황을 보고하거나 자신의 판단을 밝혀왔다. 특히 그가 사고 직후 일주일여 북한의 공격징후는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2010년 3월29일 두 번째 국방위원회가 열린날 김장수 위원의 질의에 그는 “그 당시에 북한에서 어떤, 저희를 공격하려는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날 같은 경우 한 15척 정도의 함정이 그 주변에 있었다”며 “그래서 그런 함정, 그다음에 또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에 있는 모든 레이더들이 다 작동 중에 있었던 것을 모두 평가해 봤을 때 북한에서 그때 어떤 공격을 할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국방부는 북한 해군기지에서 사라진 일부 소형 잠수정이 2~3일 후 기지를 이탈했다가 복귀한 것이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고 했다가 이후에 천안함을 공격한 잠수정이라고 추측했다. 김 장관은 4월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당시 북한의 해주, 비파곶, 남포기지 가운데 한 곳에서 잠수함 2척이 보이지 않았다다면서도 “그곳이 꽤 먼 곳이라 이 지역과 연관되는 움직임하고는 조금 연관성이 약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 잠수함들은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어 천안함 사건과 관련성은 낮다는 설명도 했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이 그해 5월20일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발표했을 땐 북한 해군기지에서 사라진 2척이 주범으로 판단해 발표했다. 김태영 전 장관은 나흘 뒤 열린 국회 천안함 진상규명 특위에 출석해 “어차피 적 판단은 추정일 수밖에 없다”며 “당시는 어떻게 보면 저의 무능으로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북한과 연관성이 낮다고 했다가 두 달만에 자신의 무능탓으로 돌렸다. 기자는 법정에서 나오는 김 전 장관에게 왜 앞뒤가 다른 결론을 내렸느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우리도 모르는 깜깜한 밤중에 사고 났다”며 “당시 밤에 정확한 얘기할 수 있느냐. 3월26일부터 5월20일 발표할때까지 계속 조사하면서 보완했다. 만든 것이 아닌 이상, 처음 얘기와 뒤의 얘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해명했다.

▲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현 전쟁기념재단 이사장)이 16일 서울고법 서관 입구 앞에서 미디어오늘 기자와 만나 취재에 응하고 있다. 사진=방청인 제공
김 전 장관은 법원 건물 밖으로 나와 검사들과 만나 신상철 대표에 강한 처벌을 재차 주문했다. 그는 법정에서도 재판장에게 처벌의사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정부가 뭘좀 하려는데 허위로 때리고 그러는 거는 강력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떠들어놓고 아니면 말고로 다 넘어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를 듣던 기자가 ‘그래도 정부에 (사고의)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김 전 장관은 “요구할 수는 있지만, 설명해주면 끊임없이 물고 늘어진다. 그런데 정부가 허위로 속이려고 했다는 단정은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 기자는 ‘정부는 모든 정보를 갖고 있고 국민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니 의심을 가질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 전 장관은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좋은데, 정부가 국민을 속이려고 했다고 주장면 그건 처벌받아야지”라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교신기록과 같이 사건 당시 정보를 밝히면 더 분명히 의혹을 해소할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그럼 군사비밀까지 다 공개하게 된다”고 했다. ‘암호 빼고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 김 전 장관은 “그럼 이것 내놔라, 저것 내놔라 한도 끝도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청와대 교신내역과 해군 KNTDS 내역도 유족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이제 그만합시다. 지겹지도 않소”라며 “거의 다 해명된 것 아니냐. 어떻게 100% 해명이 돼”라고 따졌다.

김 전 장관은 “그러니까 끊임없는 질문은 그만하시고, 지겹지도 않소. 뭐가 더 나올 게 있다고 그래”라며 “더 이상 해봤자 나오지도 않아”라고 했다.

▲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 2010년 3월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천안함 사고 지역 수심별 수중사진을 제시하며 수중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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