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만 보는 '新무기 체계', 주변국은 '저멀리'

최갑천 2019. 5.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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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포(왼쪽)와 레일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줄어든 가운데 우리나라의 무기체계 개발이 북한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중·일 등 주변국을 상대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개발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무기 개발체계가 미래를 내다보고 북한뿐 아니라 주변국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방산산업 성장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中·日, 차세대 무기개발 집중
최근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국방연구팀은 민간 싱크탱크인 여시재에 기고길을 통해 "차세대 무기로는 극초음속 무기, 레이저 무기, 레일건(화약 대신 전자기력을 이용해 탄환을 발사하는 무기), 6세대 전투기 등이 꼽힌다"며 "특히, 중국은 우리 주변국 가운데 차세대 무기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은 극초음속 비행체 '싱쿵(星空)-2호' 로켓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중국산 극초음속 비행체는 3만m 고도에서 마하 5.5∼6의 속도를 기록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 방위대강을 통해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유도탄 겸 공격형 무기인 '고속활공탄(高速滑空彈)' 도입 계획을 밝힌바 있다.

중국은 ZKZM-500으로 명명된 세계 최초의 레이저 소총도 개발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시안광학정밀기계연구소가 개발한 ZKZM-500은 약 3kg의 무게와 15㎜ 구경으로 800m의 유효사거리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텍 국방연구팀은 "ZKZM-500은 1회 충전으로 1000회 발사가 가능한데, 고출력의 레이저를 사용하지 않지만 사람이라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무인기나 차량의 부품을 파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지난 1월 후베이성 우창 조선소에서 선보인 071급 상륙함 하이양산(海洋山) 선상에 레일건이 설치된 모습이 포착돼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은 2011년 레일건 연구에 착수해 2014년 원형 측정시험을 실시했으며 올해 2월 궤도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공표됐다. 일본도 2017년부터 레일건의 독자 개발에 들어갔다. 방위성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레일건 관련 기술의 개발 상황을 조사하는 동시에 기초기술에 관해 연구해왔다.

■레이저총·레일건, 연구 파생효과 크다
국방연구팀에 따르면 레이저총이나 레일건은 실전 대비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방연구팀은 "이런 신형 무기체계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파생 효과는 엄청나다"며 "정밀 거리 측정이나 광학 발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고, 일종의 군사 기술 도약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우도 손을 놓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규모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예산을 투입하고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우리는 실험적 시도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미래 전장에 대비한다는 사활적 의지를 걸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거대 항공기 제작사인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고위 관계자는 최근 2035년쯤 국산 6세대 전투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와 별개로 현재 실전 배치되고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의 개량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5세대 전투기의 기술 수준을 확인하는 심신(心神)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5.5세대 혹은 6세대로 분류될 F-3라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준비 중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도 연습기를 개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 정도도 세계적으로는 대단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세계 몇 위라는 숫자가 아니라 주변의 중·일·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北 대응만으론 한계..주변국을 봐야
연구팀은 우리의 군사전략이 불가피하게 북한 위협의 대응 개념 위주로 발전돼 전력증강 역시 맞대응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무인기 침투가 발생하자 우리나라 전력증강도 이에 대한 대응 전력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북한 재래식 전력의 상당부분을 따라잡거나 추월했지만 단기적 처방만으로 전력증강을 진행하다보니 전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일·러에 대한 대응 체계는 허술할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들은 혁신적인 전쟁수행 개념을 선도적으로 채택했다"며 "수 많은 전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경우를 조사해보면 혁신적 개념과 첨단기술의 융합을 통해 달성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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