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中 협상 중단"..무역전쟁 장기전 돌입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 5. 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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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美 '화웨이 봉쇄' 이후 中 반발로 '베이징 협상' 일정 논의 중단..뉴욕증시 하락 전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한 뒤 중국의 반발로 협상 일정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공격이 시작되는 이달말까지 무역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중국이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다음 무역협상에 대한 일정 협의를 거부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은 지난 9일~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 직후 미국측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중국이 일정 논의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행정명령은 미국의 정보통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70개 계열사가 포함된 거래제한 기업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 오른 외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협상이 의미가 있으려면 반드시 성의를 보여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미국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기 전까지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중국의 관영 소셜미디어 계정인 타오란노트는 "미국이 진정성을 정말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 없다면 그들이 중국에 와서 대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지금으로서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가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양보하는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 등 측근들에게 대중 무역전쟁에서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며 "베이징과의 대결이 그의 정치적 지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당장의 경제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2020년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을 위해서라도 중국과 정면으로 맞서는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고수할 것이란 뜻이다.

당초 미중 양국은 상호 '관세폭탄'이 발동되기 전인 이달말까지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최근 미국은 2000억달러(약 240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전격 인상했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도 6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물렸다.

다만 양국은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실제 관세 부과 시점까지 시차를 뒀다. 미국은 10일 자정 이후 중국산 상품을 선적한 배가 미국에 도착하기 시작하는 이달말, 중국은 다음달 1일을 관세 적용 시점으로 정했다.

그러나 화웨이 사태로 미중 간 협상 일정 조율이 중단됨에 따라 이달말까지 협상을 마무리짓긴 쉽지 않아졌다. 이 경우 관세폭탄 발동은 피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 수입되는 2000억달러 어치의 중국산 상품 관세가 25%로 인상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0.14% 줄어 8억7000만달러(약 1조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소식에 미국 증시는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7일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8.68포인트(0.38%) 내린 2만5764.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6.79포인트(0.58%) 떨어진 2859.5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81.76포인트(1.04%) 급락한 7816.28에 마감했다.

낙관적 경제지표들이 발표됐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4로, 시장 예상치인 97.1을 크게 넘어서며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의 4월 경기선행지수는 112.1로 0.2%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블루베이에셋의 앤서니 케틀 선임포트폴리오매니저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무역협상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무역전쟁의 경제적 충격을 감내할 여력이 되는 만큼 양국의 태도가 더 단호해질 것이고, 경제지표가 나빠지면 그 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트의 톰 마틴 수석포트폴리오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이제 미중 무역협상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주가는 크게 출렁이겠지만 지금의 주가 수준은 나름대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주가의 추가급락 가능성은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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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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