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중 갈등에 그린피스 일침 "미세먼지엔 국경 없어 양국 협력해야 해결"

박기락 기자 2019. 5.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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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 인터뷰
"석탄, 원자력은 비싼 에너지..재생가능에너지로 일자리 창출"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총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5.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이나 중국 어느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없다. 환경문제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해결책 마련도 국가간 협력이 필수다"

2016년 그린피스 사무총장에 오른 이후 세 번째 한국을 방문한 제니퍼 리 모건(Jennifer Morgan) 총장은 지난 14일 서울신라호텔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동아시아에 새로운 환경 재앙으로 등장한 미세먼지는 석탄 등 화석에너지의 남용과 이로 인한 기후변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물부족, 태풍, 폭염 등과 마찬가지로 미세먼지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재앙이다. 그는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정책은 'F학점'을 줘야 할 만큼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외에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5%로 설정한 것은 너무 낮다고 봤다. 한국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100% 달성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화석연료와 원전이 값싼 에너지라는 것은 가짜 뉴스이며 미신이라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가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일 뿐 아니라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세먼지는 한중 모두의 문제…100% 재생에너지 전환해야

모건 사무총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 역시 기후변화에서 찾았다. 그는 "지구온도가 상승하면서 대기 순환이 느려진 결과 공기중 먼지가 오랫동안 남아 있게 된다"며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는 서로를 악화시키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기후변화 문제를 넘어 기후 위기 상황이며 그 결과 전세계에서 이상 기후로 자연재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홍수와 물부족 현상을 들 수 있다"며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이 우려했던 상황이 펼쳐지고 있으며 산업화 이전보다 지금 1도 정도 지구 온도가 높아진 것이 작은 숫자로 보이지만 1만1000년만에 가장 높은 온도"라고 강조했다.

모건 사무총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화석연료와 온실가스를 제로화해야 하며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 경제 순위 12위, 온실가스 배출 7위의 이산화탄소 다배출 국가"라며 "한국이 가진 경제력과 기술력으로 재생에너지를 지금보다 더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세계 1위 셀 생산 능력 보유하고 있고 LG화학과 삼성SDI 역시 세계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는 배터리 기업이라는 점을 예로 들었다.

◇한국 9.26% 토지만으로도 100% 재생에너지 가능

모건 총장은 현재 우리 국민이 재생에너지를 바라보는 시각이 본격적인 에너지 전환이 시작된 1980년대 독일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경우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36%를 넘어설 만큼 선진국이지만 당시만해도 일조량 등이 우리나라보다 부족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품은 국민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정책적 의지가 수반된다면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 총장이 인용한 스탠포드 대학의 마크 제이콥슨 교수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토지 면적은 9.26%에 불과하다.

그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화력이나 원자력에 비해 비싸다는 일각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화력발전이 만들어내는 대기 오염이나 원전에서 나오는 폐기물, 폐로 처리비용을 고려할 경우 발전단가가 결코 재생에너지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건 총장은 "관련 산업과 각국의 지원 덕분에 지난 10년간 태양광의 발전단가는 75%, 풍력은 30%가 떨어졌다"며 "경제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가 비싸다는 미신은 깨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이 마치 더 저렴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 역시 '보조금'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발전산업에 지급된 보조금의 양이 어마어마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와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화력, 원자력에 지급된 보조금이 태양광이나 풍력에 투입된다면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총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5.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재생에너지 확보 못한 기업, 수출 어려워져

그는 현재 일자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실업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건 총장은 "2년 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산업은 '태양광'이었다"며 "태양광 산업으로 발생한 일자리는 35만명에 달하지만 석탄 발전은 17만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태양광의 경우 단순히 패널 생산을 넘어 설계, 유지, 보수 등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나며 다른 산업과도 연관성이 높아 부수적인 일자리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나라가 수출품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화력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지만 하루빨리 재생가능에너지로 바꾸지 않으면 머지않아 수출주도인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 총장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국내를 제외한 해외사업장에서만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국내 에너지 체계의 문제점과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했다.

그는 이들 기업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어려워 하는 이유로 '보급량'과 '제도'를 꼽았다. 아직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2.2%에 불과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절대적인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아직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를 살 수 있는 근거나 법적 제도의 미비점도 꼬집었다.

이렇게 재생에너지 사용이 미비한 기업들이 여러 분야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황도 지적했다. 최근 폭스바겐이 4만4000여개 협력업체에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 공급계약을 끊겠다고 발표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계약 조건에 넣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 총장은 "만약 한국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이용이 계속해서 어려울 경우 계약을 맺지 못하거나 (재생에너지 이용이 가능한) 해외로 공장을 더 옮겨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담 = 최경환 경제부장]

kirock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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