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트럼프에 직격탄 "美 부탁해도 5G 수출 않겠다"

김상진 2019. 5. 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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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 회장, 일본 언론과 인터뷰서 밝혀
"무역 상대국 위협하면 미국 신용 잃어"
"ZTE처럼 미국 요구 받아들이지 않을 것"
"미국서 반도체 부품 안 팔아도 자신 있다"
지난 1월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런정페이 회장이 해외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강력한 제재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의 통신업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이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법에 저촉되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조치에 맞설 뜻을 밝혔다. 수출 규제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무역 상대국을 위협하는 정책은 기업으로부터 리스크를 감수할 기회를 빼앗아 미국의 신용을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런 회장은 지난 18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화웨이 본사에서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아사히 신문, 도쿄 신문 등 일본 언론들과 만났다. 미국의 본격적인 금수 조치가 취해진 이후 처음 갖는 인터뷰다. 최근 미국 정부는 미국 국내는 물론 동맹국에도 화웨이의 5G(차세대 통신규격) 관련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런 회장은 이와 관련해 “화웨이의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은 예상하지만, 부분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며 “올해 매출 신장률은 20%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중국 통신업체인) ZTE처럼 (미국의) 요구에 응해 경영진을 교체한다든지, (미국의) 감독을 받아들이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ZTE는 중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화웨이는 중재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4월 ZTE는 미국 당국의 수출 규제에 직면하자 거액의 제재금을 내고 경영진 교체와 미국 감시팀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를 피했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19 행사에서 공개된 화웨이의 첫 폴더블폰 '메이트'. [로이터=연합뉴스]
화웨이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 문제와 관련해선 “(퀄컴 등 미국 기업이) 반도체 제품을 팔지 않더라도 좋다”며 “준비는 이전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웨이가 자회사인 반도체설계회사 하이실리콘 등을 통해 주요 부품의 독자개발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의미다. 닛케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연간 670억 달러(약 80조원) 안팎의 부품을 조달하는데, 이 중 미국 기업 제품이 약 11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집중 제재 대상인 5G 제품에 대해선 “기술에 자신 있고 (전 세계에서)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이 여기서 생산해 달라고 부탁해도 가지 않겠다”고 일종의 배수진을 시사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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