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보사 충격에도 바이오신약 개발 '활활'

김병호,원호섭,서정원 입력 2019.05.19. 17:06 수정 2019.05.1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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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MK바이오골드클럽 멘토링 & IR포럼
고바이오랩, 자가면역질환
치료신약 후보물질 호주 임상
지아이이노베이션, 단백질신약
마이크로바이옴과 결합 약효↑
바이오웨이, 혈액암·지방간
신약 연말에 임상 1상 돌입
17일 서울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7회 `MK바이오골드클럽 멘토링&IR포럼` 행사에 참석한 멘토와 발표자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 변경 사태 후폭풍으로 바이오 신약 출시 시점을 기존에 비해 4년가량 앞당길 수 있는 '첨단바이오법'에 대한 국회 심의가 중단되면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지원할 법 제정도 멈춘 상태다. 업계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만큼 인보사 사태로 인해 바이오 신약 개발 추동력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매일경제신문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성공 시 부가가치가 큰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3개 바이오벤처를 초청해 17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제7회 'MK바이오골드클럽 멘토링&IR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 첫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업체 고바이오랩, 단백질을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는 지아이이노베이션, 혁신적인 혈액암 및 지방간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웨이가 참석했다.

고바이오랩의 고광표 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개인적으로 30여 년간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해왔고, 2014년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회사를 세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속에 있는 100조개 이상 장내 미생물을 통칭하는 장내균과 그 유전체를 뜻한다. 사람의 유전자는 약 2만2000개인데 우리 몸에 있는 장내 미생물 유전자는 300만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장내 미생물과 여러 질병 간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질병 예측과 신약 개발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다.

고 대표는 "우리는 3000명 이상의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 임상 및 유전체 역학자료, 5000종의 종균을 보유하고 있는 종균은행 등을 토대로 신약과 건강식품(유산균)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다"며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자가면역(아토피성 피부염, 중증 천식), 대사(당뇨, 비만, 간 손상), 감염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중 자가면역 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은 3분기부터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백질 의약품을 결합한 신약 개발에 나선 지아이이노베이션의 대표적 신약 파이프라인은 만성특발성 두드러기, 음식물 알레르기,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 치료를 위한 단백질 신약이다. 또 고형암 질환 치료용 면역항암제도 개발 중이다. 두 물질 모두 내년 초 임상 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스마트 테크놀로지라 불리는 신개념 플랫폼으로 안전성과 신속성에 초점을 맞춰 혁신적인 알레르기 치료제,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라며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 수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알레르기 신약 GI311은 마이크로바이옴과 단백질을 결합해 약효를 증대시킨 물질이다. 우리 몸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해롭다고 인식하고 'IgE'라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IgE 항체는 비만세포(히스타민을 갖고 있는 세포)에 붙은 뒤 알레르기 항원과 결합해 '히스타민'과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분비한다. 마이크로바이옴과 결합된 물질 GI311은 '엑소좀'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것이 비만세포 사멸을 유도해 알레르기 증상 치료 효능을 극대화한다. 항암신약 파이프라인 GI101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세포를 증식해 활성화하는 한편 면역 억제 세포를 억제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내는 삼중 타깃 단백질의약품이다. 이달 초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부터 1상 임상시험 물질 생산에 이르는 CDO 서비스를 지아이이노베이션에 제공할 예정이다.

2015년 5월 설립된 바이오웨이는 혈액암과 지방간 치료제를 개발한다. 김종우 바이오웨이 대표는 "혈액암 치료제로는 길리어드사(社) '자이델리그'가 약효를 인정받았지만 시장 진입에는 실패했다"며 "우리는 효능과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혈액암 치료제 물질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웨이는 '피아이3케이델타(PI3K-δ)'를 표적으로 하는 혈액암 신약을 개발 중인데 업계는 바이오웨이의 후보물질 'BW-101'을 동종 최고 수준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연말께 임상 1상을 진행한다. 혈액암은 혈액세포나 조혈기관, 골수, 림프 등에 생기는데 백혈병, 림프종, 골수종 등의 혈액암 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6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방간 치료제도 전 세계적으로 20여 개가 개발 중인데 기존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차별화된 세계 최초(퍼스트인클래스) 제품을 내놓겠다"며 "현재 전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우리 후보물질은 동물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이른 시간 내에 성장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멘토들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질문이 집중됐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투자계에 갑자기 떠오른 신성 같은 존재지만 균주를 다루다 보니 안전성 등 검증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반 신약 개발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균인 만큼 이를 약제로 사용한 사례가 아직 없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2년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임상시험 등과 관련된 규정을 만들어 발표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가이드라인이라 부를 수 있는 법이 없다. 국립보건원에서 30년 넘게 연구자로 재직했던 신영오 박사도 "기준을 모르고 사업을 시작하고 신약을 만들면 안 된다"며 "연구개발(R&D)을 하는 사람들이 식약처와 소통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병호 기자 / 원호섭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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