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안부 관련성 제기 '우리 집에 왜 왔니' 유래 밝힌다

최예슬 전병준 기자 2019. 5. 19. 18: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교육부 관계자는 19일 "지난달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우리 집에 왜 왔니' 놀이를 비롯해 대문놀이, 꼬리잡기 등이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계 있고, 비석치기나 사방치기(돌차기), 쎄쎄쎄 등 놀이가 일본 전통문화에서 비롯됐거나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유입된 놀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살펴본 결과 사실관계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교과서 속 전통놀이 조사 착수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2열로 마주보고 서서 전진 후진을 반복하는 아이들의 놀이가 가슴 아픈 역사인 일제 강점기 위안부 강제동원 사건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꽃 찾으러 왔단다’라는 노랫말에서 꽃이 소녀를 상징하며 소녀들을 위안부로 데려가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이 주장에 관한 전문가 자문을 구한 뒤 이 노래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도 적절한지 연구, 조사에 착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9일 “지난달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우리 집에 왜 왔니’ 놀이를 비롯해 대문놀이, 꼬리잡기 등이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계 있고, 비석치기나 사방치기(돌차기), 쎄쎄쎄 등 놀이가 일본 전통문화에서 비롯됐거나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유입된 놀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살펴본 결과 사실관계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전문가 협의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놀이문화 전문가들은 “심도 있는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교육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통놀이문화 전문가를 추천받아 의견을 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한 명은 ‘일본의 놀이가 맞다’는 의견을, 다른 한 명은 ‘일본의 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교육부는 당분간 계속해서 학계 의견을 청취·조사할 예정이다. 놀이의 유래에 대한 심층 조사는 문체부가 도맡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원을 제기한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은 “일제 강점기 유곽의 포주가 문을 두드리자 어머니가 ‘우리 집에 왜 왔니’라고 묻는 장면이 담겼다”며 “‘꽃 찾으러 왔단다’라는 구절에서 꽃은 소녀를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사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아무개(이름) 꽃을 찾으러 왔단다’는 소녀를 데려가는 과정을 묘사했다는 것이다. 임 관장은 “일본에서도 ‘하나이치몬메’, 즉 ‘1문(화폐 단위)에 산 여자’라는 뜻으로 불리며 인신매매를 묘사한다고 해서 지금은 하지 않는 놀이”라고 말했다.

반면 놀이연구가 이상호 박사는 “문화는 상호 교류와 독창적 재창조를 반복하므로 유래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우리 집에 왜 왔니 놀이와 유사하게 편을 갈라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우리 전통놀이 ‘절구세 놀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형호 중앙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서구나 중국에서 일본으로 유입된 뒤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수도 있으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했다. 장장식 한국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일본 놀이문화와 우리 전통놀이를 구분하는 정부 차원의 검증 작업과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도 “20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제대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연구용역을 맡겨 공신력 있는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전병준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