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 지자체 공격하며 "한국·북한 상대하는 것같다" 물의

여당 다니가와 의원, '신칸센 공사 반대' 사가현 비판하며 한국 거론

잇따르는 망언으로 사쿠라다 요시타카 일본 올림픽 담당상이 지난달 10일 사퇴를 발표한 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 [AP/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를 비판하며 "한국이나 북한을 상대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여당 자민당 소속인 다니가와 야이치(谷川彌一) 중의원 의원은 전날 나가사키(長崎)현의 고속철도 신칸센 선로 공사 현장에서 사가(佐賀)현 당국이 신칸센 새 선로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도쿄에서 사가(佐賀)현 지사를 만났을 때 '한국이나 북한을 상대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추진하는 토목공사에 지자체가 반대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한국과 북한을 싸잡아 부정적인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사가현 지사에게 '일본과 대만 같은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다니가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나가사키에서 사가현 다케오(武雄)온천을 잇는 신칸센 선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가현 측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다니가와 의원은 교도통신에 "사죄, 수정하고 싶다"며 해당 지자체 쪽에는 사과하면서도 한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통신에 "정비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 조바심이 났다. 서로의 입장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지만, 한국을 향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다니가와 의원의 발언은 잇따르는 설화(舌禍)로 자민당이 '실언 방지 매뉴얼'까지 배포하며 '입조심'을 당부한 직후 다시 나온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5일 자민당이 최근 실언을 막겠다며 주의해야 할 점을 담아 '실언과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이라는 매뉴얼을 만들어 국회의원, 지방 조직, 참의원 선거 입후보 예정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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