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시절 2년, 국민의 삶이 나아졌을까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2019. 5. 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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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문재인 대통령 2년 경제지표와 직접 비교하면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으로 경제폭망 상태에 빠졌으며 모든 경제지표가 사상최악을 기록하고 우리나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했다며 연일 경제분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1일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한국당 주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4탄' 집회에 앞서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실업률은 IMF 이후 역대 최악,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수출 마이너스, 소비 최저 등 경제 대참사를 겪고 있다"며 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의 주장대로 현 경제상황이 참사 지경이며 사상 최악의 성적인지는 황 대표의 국무총리 재임시절(2015~2016년)과 문 정부(2017~2018년)의 각 2년간을 비교, 팩트체크를 해보면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는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기에 일시적인 지표 변동 뿐 아니라 연간 경제추세를 같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고용률은 문 정부 때가 황 총리 시절보다 높다. 2년씩 각각의 고용률을 비교해보면 황 총리 시절 고용률은 60.5%에서 60.6%로 올라갔고, 문 정부 때는 60.8%에서 60.7%로 내려갔지만 황 총리 시절 고용률보다는 여전히 높다. 15~64세 OECD기준 고용률도 황 총리 시절(65.9%, 66.1%)보다 문 정부 때(66.6%, 66.6%)가 훨씬 높다. 15~29세 청년고용률도 황 총리 시절(41.2%, 41.7%)보다 문 정부 때(42.1%, 42.7%) 더 올라갔다.

실업률은 황 총리 시절보다 문 정부 때 더 높으나 악화되는 추세가 덜했고 청년실업률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황 총리 시절인 2016년 실업률이 3.7%로 2014년보다 0.2%p 증가, 청년실업률은 9.8%로 0.8%p 크게 증가했으나, 문 정부 들어와서는 2018년 실업률이 3.8%로 2016년보다 0.1%p 증가에 불과했고 청년실업률은 9.5%로 0.3%p 감소했다.

사실 국내 실업률은 해외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다. 2000~2017년 국내 실업률 평균은 3.6%로 OECD 국가 평균 실업률(7.8%)의 절반 이하다. 실업률 상승은 대부분 박근혜 정부 때 발생했으며 2013년 실업률이 3.1%로 가장 낮았으나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당시 ‘고용률 70%’(15~64세 기준)를 정책과제로 추진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상승하기 시작했다. 2013~2016년 경제활동참가율이 1.2%p 증가하면서 전체 고용률이 0.8%p 늘었지만 실업률 0.6%p 증가, 청년실업률 1.8%p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추세였는데도 지난해 자영업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황 총리 시절 2년간 자영업자 수가 10만6000명 감소했다. 문 정부 2년간은 2017년 6만8000명 증가, 2018년 4만4000명 감소해 오히려 2만4000명 순증했다. 게다가 전체 자영업자 중 직원 있는 자영업자 비율이 문 정부 들어서 평균 28.8%를 기록, 황 총리 시절 평균 28.4% 보다 0.4%p 높아 고용의 질이 많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고용 수준은 연간 시계열을 고용률·실업률(양적지표)과 임금근로자·상용근로자·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비율(질적지표) 같은 기본지표로 분석해야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특정 기간을 취사선택하거나 인구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취업자증가수·실업자수로 평가하고, 심지어 고용보조지표3을 둔갑시킨 체감실업률을 내세워 고용참사라고 주장하면서 전체 고용을 보는 시각이나 대책이 크게 뒤틀려졌다.

경제성장률은 황 총리 시절 평균 2.85%에서 문 정부 때 평균 2.90%로 근소하게 높아졌다. 경제성장률은 60년대 이후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낮아지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 4.5%에서 이명박 정부 3.2%로 크게 하락한 이후 완만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구성하는 부분별로 살펴보면 문 정부에서는 수출과 소비지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수출증가율은 4.2%로 전년 1.9%에서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황 대표는 올해 1분기 지표만을 골라서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황 총리 시절인 2015년 연간 수출증가율이 -0.1%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실이 더 큰 참사였다. 황 총리 2년 평균 수출증가율은 1.3%로 문 정부 2년 평균 3.1%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또한 소비지출 증가율도 문 정부 때(2.8%, 3.5%)가 황 총리 재임 시 증가율(2.4%, 3.0%)보다 높다.

투자에서는 황 총리 시절에는 건설투자, 문 정부에서는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평창올림픽 특수와 주택건설 등에 힘입어 2015년 6.6%, 2016년 10.3%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도 7.6%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0%로 감소했다.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0년 이후 박근혜 정부 때 가장 낮았으며 문 정부 들어와 크게 증가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2015년 4.7%에서 2016년 -1.0%로 줄었으나 2017년 14.6%로 크게 증가한 후 2018년 –1.6% 감소했다.

지난해 투자 부문 성적이 좋지 않아 우려가 많았는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1~2년 집중적으로 증가했다가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다. 매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도 없고 그랬다가는 그야말로 과잉투자가 되고 만다.

이처럼 경제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확립된 지표로 연간 시계열을 분석해야 한다. 황 대표가 "문 정부 2년, 국민의 삶이 나아졌나?"라고 비판하지만, 경제지표를 제대로 비교하면 문 정부의 경제 수준이 황 총리 시절보다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 대표가 특정 기간이나 왜곡된 지표를 근거로 현재 경제상황을 경제폭망, 고용참사라고 비난했지만 제대로 팩트체크를 해보면 사실과 크게 벗어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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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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